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 한국 민주주의의 보수적 기원과 위기, 폴리테이아 총서 1
최장집 지음 / 후마니타스 / 2005년 9월
구판절판


민주주의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통합되어 있지 않고 정치적으로 대표되어 있지 않은 서민층이나 노동이 정치 과정으로 들어와야 한다. 정치 엘리트들은 늘 사회 통합을 얘기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균열과 갈등이 표출되고 동원되어야 한다. 민주주의에서 통합이란 사회적 갈등과 균열이 경쟁하는 복수의 정당이 표출되고 대표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조건에서만 민주주의는 갈등이 만들어 내는 사회 분열을 완화하고 해소할 수 있는 기제로 작동할 수 있는 것이다.-246쪽

한국의 정당 체제에서 정당이 대표하는 사회 균열의 범위와 기반은 매우 협소한 반면, 정당간 갈등의 강도는 격렬할 정도로 강하다. 역설적에게도 이렇게 갈등이 높은 이유는 갈등의 범위가 매우 좁기 때문이다. 정당들의 이념적 기반이 유사한 조건에서 정당간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소재란, 내용은 없이 감정을 자극하고 적대적 열정을 동원하는 것 밖에 없다. 마키아벨리가 스파르타와 베니스의 예를 통해 강조했듯이, 정치공동체의 규모가 커지면 갈등의 범위를 억업하는 것만으로 체제를 유지할 수 없다. 갈등의 표출을 확대하여 '갈등을 통해 갈등을 완화하는 것' 만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248쪽

오늘날 한국 정당은 대중적 참여는 없고 서로 구분되는 특정의 이념과 대안을 갖지 않는 정치 엘리트들의 카르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지 않으려면 정당은 사회적 갈등에 자신을 위치시키고 대중적 다수를 만들기 위해 경쟁적인 정치적 대안을 동원할 수 있어야 한다. -2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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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8 22: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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