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나무
호시노 미치오 지음, 김욱 옮김 / 갈라파고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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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선택을 할 수 있었는데, 왜 나는 지금 여기 서 있는 것일까. 어째서 A가 아닌 B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 아무리 알기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해도 나는 합당한 이유를 발견하지 못한다.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저마다의 기로가 있기 마련이다. 그곳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은 다른 대답을 내놓는다.-215쪽

알래스카에서 여생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한 직후부터 이곳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알래스카는 어디까지나 낯선 타국이었다. 알래스카의 대자연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표를 예매해야 볼 수 있는 극장의 영화처럼 지극히 객관적인 대상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곳에 뿌리를 내려야겠다고 다짐한 후부터 모든 게 달라졌다. 예를 들어 간혹 마주치는 늑대조차 웬지 낯설지가 않다. 그 전에는 늑대의 모습을 사진에 담느나 정신이 없었다면 지금은 내가 지키고 보존해야 할 나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야생동물뿐 아니라 이곳에서 함께 살아갈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어제까지 그저 친한 동료도 생각되던 사람들이 이제는 내 가족처럼 다가오는 것이었다.-2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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