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사기꾼들 - 인류의 역사를 바꾼 과학자들의 오류와 착각
하인리히 찬클 지음, 장혜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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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서 제목은 황우석 효과를 겨냥한 듯 하나, 내용 자체는 과학사의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을 소개하고 있다. 특별히 사기라기보단, 기술적인 오류와 사상적인 한계를 다루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당대의 주류적 세계관을 극복하지 못 하고 가치편향적이었거나 (생물학과 의학의 경우처럼), 자기 과신과 방어가 지나쳤거나 (슐리만과 프로이트처럼), 이미 전제되어 있는 정치적 목적에 연구 결과를 복종시킨 과오가 있거나 (나찌 혐의를 끝내 고수한 제국의회 방화 연구처럼), 아니면 화학이나 물리학 등에서의 순수한 기술적 한계 등을 다루고 있다 (예를 들어 물을 만물의 근원으로 보았던 탈레스를 사기꾼이라 부르진 않는다, 당시의 지적 수준에서나마 일반적 법칙의 구성을 시도한 위대한 과학자였다면 모를까).

사례가 유럽-미국에 국한된 것은 좀 아쉽긴 하다. 가령 소련과 중국 등의 사회주의 과학과, 주체 바람이 불기 시작한 1960년대 북한의 김봉한 사건 같은 것도 재밌는 얘깃거리가 솔찬히 있을텐데. 

주로 과학과 과학자의 한계를 다룬 내용이지만, 그런 한계와 결점들이 지금껏 어떻게 보완되고 수정되어 왔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여전히 믿을만한 지식 탐구의 방법으로서 과학을 신뢰할만 하다는 결론. 과학의 자정능력이 단기적인 오류와 속임을 허용할진 몰라도 누구 말마따나 영원히 모두를 속일 순 없는 법이다, 반증과 검토가 과학의 필연적 속성으로 남아 있는 한. 스스로 사회과학과 인문과학이라 주장하는 일부 유사-과학들은 제외 (명칭의 적합성은 지금 논할 바가 아니고 단 이런 의문이 남는다, 왜 굳이 '과학' 이 되려고 하는지).    

(권력질이나 하려는 목적의) 맹신과, (허튼 주장을 옹호하려는 목적에서의) 불신 모두가 합당치 못 하다. 있는 그대로, 적절하고 요긴하게 쓰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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