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쁜 장애인이고 싶다
김창엽 외 지음 / 삼인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서울 모 지역에 장애인 학교가 들어서려는 것을 지역 주민들이 결사 반대하고 있었다. 방송 기자가 마이크를 갖다 대자 어느 어머님 왈, 우리 아이들에게 밝고 아름다운 것만 보여줘도 시원찮을 판에.. 중중의 장애인이 장애인 학교 건립에 열심으로 반대하고 있는 한 편의 부조리극이었다.

예비 장애인, 잠재적인 장애인, 부분적인 장애인, 이 범주들에 절대 다수의 인민이 속함에도 불구하고 그 다수의 다수는 어떻게든 차별 받는 쪽에 서지 않으려고 필사의 노력을 다한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한국엔 '사회' 가 부재하고, 인생은 오직 그 개인의 몫이다. 차별 문제의 윤리성 같은 것도 대중의 관심사가 아니다. '성공하면 우리 편' 이라는 식의 하인즈 워드 광기를 생각해보라.

자본주의와 세계화의 강력한 영향권 안에 들어있지만, 공동체란 것은 아직 충분히 경험해 보지 못한 한국의 수많은 '개인들' 에게 일신의 생존을 넘어서는 사고와 행동은 애초에 무망한 일이다. 조건은 파편적인 개인들을 만들어내고, 다시 그 개인들은 그러한 상황을 가속화하는 기묘한 악순환.

뜬금 없이 리뷰를 마치자. 장애인 단체들의 공식 입장이기도 하지만, 장애우란 호칭은 자제되어야 한다. 친구 이전에, 동등한 인간부터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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