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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 귀여니 시집
귀여니 지음 / 반디출판사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서점에서 봤다. 내 취향은 아니다. 하긴 대부분의 문학이 내 취향이 아니다 (한때 문청이었던 내가 어쩌다). 그러나 활자를 접하는데서 오는 시각적 즐거움만큼은 여전하다 (그나마 다행). 단지 그것이 시나 소설이라는 이름이 붙는 것이 아닐 뿐 (픽션이라면 확실히 만화를 많이 읽는다).
귀여니의 어리고 젊은 독자들도 영원히 귀여니만을 읽진 않을 것이다 (비슷한 가능성이 귀여니 본인에게도 있을 것). 표현이 조금 닭살스럽더라도 그 감수성까지 조잡하다고 하긴 어렵다 (우리도 언젠가는 모두 조잡스러웠다). 조잡한 것이라기보단, 표현 방식이 좀 다른 감수성일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발전해나갈). 나는 남진과 조용필과 HOT 모두가 자신의 당대와 나름의 방식으로 소통했다고 생각한다 (동방신기가 그들의 어떤 당대인들에게 절실하게 어필하고 있는 것처럼). 싫으면 싫은대로 싫어할 자유가 있지만, 존재 자체를 부정할 권리는 아마 누구에게도 없을 것이다. 귀여니의 글은 정통 문학이 아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많지 않겠지만 (그러나 인간은 알 수 없다), 그 존재 그대로 그냥 기능하면 될 일이다. 성장과 발육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군것질도 부러 하는 시기가 있는 것처럼. 문학으로서의 사명과 정통과 수준은 지켜야 할 분들이 열심히 지키면 될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