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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친구 이야기 ㅣ 카르페디엠 19
안케 드브리스 지음, 박정화 옮김 / 양철북 / 2005년 11월
평점 :
폭력의 가해자 또한 피해자일 수 있다. 아니, 피해자였기에 가해자가 된건지도 모른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그 피해자가 다시 가해자가 되는 인간의 상황에서, 폭력 자체의 중단을 원한다면 누구 말대로 로고테러피라도 다같이 받아야할지 모르겠다. 유디트의 엄마 외에도 애증의 가족 관계 때문에 가해와 피해의 양편에서 고통 받는 이들을 많이 봐오지 않았던가. 아동 학대와 폭력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한 초기 조건에서 대항할 능력도 없는 이들을 상대로 자행된다는 점에서 다른 가족 문제보다 더욱 심각하겠지만.
한편으로 나의 즉물적인 정의욕은 이런 생각도 하게 한다. 고통 받은 과거는 누구에게나 있다. 자학에도 숱한 다른 (심지언 타인에게 무해한) 방법이 있다. 그걸 왜 당신의 자녀에게 폭력적으로 발산하는가. 왜 폭력의 고리를 당신 대에서 끊어버려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가.
아무튼. 세상의 모든 유디트들은 오직 살아 있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