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여는 역사 - 한중일이 함께 만든 동아시아 3국의 근현대사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지음 / 한겨레출판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학생들에게 읽기자료로서 추천하는 이유는 어떤 사건과 시대를 생각할 때 관점을 좀 넓혀 보라는 의미에서였다. 가령 20년대 중반부터 독립운동의 중요한 화두였던 좌우합작 문제가 사상적으론 통일전선전술론에, 현실 사례에선 1차 국공합작의 제한적인 성공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약소국에서의 좌우합작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해방 이후의 좌우합작, 남북협상의 실패 등과도 연결하여 생각해 볼 것. 물론 그러한 고민들 끝에 얻어지는 관점과 결론은 개인의 몫일 것이다.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선 검인정 교과서와 출제자들이 요구하는 '정통적인' 시각을 익혀둘 필요가 있지만.   

(한중일 합작의) 반제 투쟁사로서의 의의에도 불구하고, 제국주의적 전쟁에 대한 저항에 주로 촛점이 맞춰져 있는 탓에 그 외 다른 시대상과 분야들은 적잖이 소홀하다는 것은 책의 어쩔 수 없는 한계다. 필자와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분량을 더 늘릴 수 없는 기획과 지면 상의 제한. 한국인-독자로서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은 월남과 조선 등에 대한 패권적 야욕을 끝내 버리지 않았던 중국의 아류 제국주의적 행태에 대해선 상세한 언급이 없다는 것. 중국 측 참여자들의 관변성으로 보나, 그 관변학자들에 대한 중국 측의 사상적 통제로 보나, 애초에 무망한 일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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