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누구네 책상에 있는 것을 우연히 읽게 되었다. 한국 학벌이 미국 학벌로 바뀌어 있는 것을 제외하면, 기존의 학습 수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유익하지도 유해하지도 않은 그렇고 그런 책. 단지 몇가지 생각되는 부분만 간략히 언급해보자.

진정한 경쟁은 타인과 하는 것이 아니다. 학문과 공부 역시 그러하다. 시험 같은 틀 안에서의 경쟁도 어느 시점과 수준에선 반드시 끝나게 마련이고, 주체성과 창의성이 갈수록 더 요구된다. 주체성과 창의성이란 단어를 좀더 구어답게 푼다면, 내가 이해하는 세계가 무엇인가를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 정도라 해두자. 암튼 어떤 학교에 들어갔다는 자체가 화제가 되고, 그전의 과정을 책으로 내는 발상부터가 진부하고 한국-적이다. 책이라면 당사자인 두 자녀가 나중에 내어도 무방하지 않을까. 뭔가 말할 것이 생긴, 그런 삶을 살아온 수십년 이후에.

홍정욱 류의 이런 책들은 사실 해외토픽 감이다. 하버드 들어간 개인사와 신변잡기를 구구절절 적어 놓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다.. 한국의 포스트 식민을 논하는 사례로 저 얘기를 하면 국적에 관계 없이 청자들은 대체로 의아해하던 기억이 난다. 

뜬금없는 총평. 부모는 자기 인생 살고 자녀도 자기 인생 살자. 주체적이고 개성적인 개인들이 모여 창의성과 상상력이 중요시되는 사회를 이룰 때, 인재도 생기고 경쟁력도 생기고 선진조국도 앞당겨지지 않을까. 자녀 교육에 올인한 희생적인 (또한 이기적인) 부모 밑에선 그 희생의 본전을 생각하는 체제의 모범생만이 주로 나올 것.. 부모의 헌신과 명문 학교를 위한 치열한 공부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것만이 되어선 부족하다는 부연을 덧붙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