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 평전
벤저민 양 지음, 권기대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미국내 중국학은 80년대 이후부터 새로운 연구자 집단을 형성하게 된다. 정치적 격변을 경험한 중국 본토인들. 벤자민 양은 문화혁명과 덩의 복권을 목격한 그 1세대 중의 한명이고, 이 평전이 아마 그간 작업의 완결인 듯 하다. 지역학을 전공하는 친구 말로는 주로 초기 공산당 쪽으로 연구를 했다는데, 전공자답게 1949년 건국 이전의 덩에 대하여 풍부한 자료와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복권 이후 덩 집권 기간 동안 형성된 미화와는 달리, 덩이 사실 군사적 재능이나 업적에선 별다른 성취가 없었으며 마오쩌똥의 의도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당과 군 사이의 조정-전달자로서의 역할이 그 시기 덩의 주요한 모습이었다는 지적이 흥미롭다. 벤자민 양이 직간접적으로 주장하는 핵심은, 청장년 시기의 덩은 군사영웅과도 거리가 멀고 이론가/사상가로서의 면모도 부족한 대신, 계파 정치의 실전 학습을 통하여 최고위층에까지 오를 수 있었던 냉철한 정치적 판단력의 소유자란 것이다. 저자는 현대 중국 정치의 이해 과정에서 동서양이 공통적으로 범하곤 하는 '인물에의 함몰' 을 경계하며, 보편적인 정치 투쟁의 논리가 현대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있었음을 덩 개인사의 추적을 통하여 보여주려는 듯 하다. 책을 읽고 나서의 부족함에 관해선, 계파 정치로서의 중국 정치사에 대하여 보완된 독서가 필요하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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