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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이 어렸을 적에 - 빨강머리 앤 100주년 공식 기념판
버지 윌슨 지음, 나선숙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과연 빨강머리앤의 어렸을때는 어떘을까? 만화를 통해 혹은 어렸을때 읽은 책을 통해 앤을 접하였을때에는 7살,8살정도의 앤부터 시작을 하므로 그전의 앤이 궁금하였던 것은 사실이다. 또한, 앤이 자기소개를 할땐 정말 순식간에 말하고 지나가므로, 인격형성을 하는 3~4살때의 앤의 모습에 대해서 책을 썼다는 것 자체가 참 흥미로웠다. 하지만, 원작보다 훨씬 나중에 후편, 혹은 속편으로 나온 책들중에 원작과 맞지 않아 내용이 겉돈다거나, 아니면 안읽었더라면 좋았다라는 속편들도 많아서 반신반의 하면서 책을 집었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지나친 걱정이었을뿐, 이렇게 앤의 캐릭터를 잘 그릴수는 없었다.
부모님 모두 교사여서 그런지, 앤은 똑똑하고 학업에대한 욕심이 정말 남다르다. 한번 읽어준 혹은 들려준 이야기나 시를 가슴에 새기고 또 새기며 자기것으로 만들고, 그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시를 통해 혼자 위안을 받는다. 절대 예쁘게 생기진 않았지만, 부모님들의 환한 미소와 따뜻한 마음을 물려받아 주변의 사람들을 끄는 매력이 많고도 많다. 아기때부터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남의 집에서 갖은 구박과 설움을 당하고 그 어린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집안일을 대부분 하지만, 그 어떤 불평을 하기 보다는 현실에 잘 적응할 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도 소외받은 사람들 혹은 동물들에게 사랑을 베풀고 그들에게 위안을 받으며 살아나가는 모습에 정말 이런 아이가 있을까 싶기도 했다.
앤의 부모들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앤의 탄생, 부모들의 죽음, 그리고 그 이웃들과 앤의 새로운 환경들로 이루어진 이 책은 한번 손에 잡으면 별로 놓고 싶지 않을만큼 강한 흡입력을 지니고 있었다. 하나의 챕터 또한 그리 길지도 짧지도 않은 탓에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도 싫증을 내지 않고 읽을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몽고메리의 빨간머리앤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고 생각했는데(너무 어릴때 읽어서 솔직히 드문드문 밖에 기억이 나질 않는다. 만화로 기억하는게 더 많다.) 이 책또한 빨간머리앤 못지않게 정말 재미있고, 잘 풀어나갔다고 할 수 있다. 만약에 나에게 딸이 있다면 물려주고 싶을만큼 책도 이쁘고 손에 딱 쥘수도 있다.(허나, 약간 두껍긴 하다.)
이 작가가 얼마나 그동안 빨간머리앤을 사랑했는지도 느낄수 있었으며, 이 어린 빨간머리앤을 탄생시키기 위해 얼마나 조사를 많이 하고, 고민을 했는지도 느낄수 있었다. 오랜만에 참으로 따뜻한 책을 읽은 느낌이다.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좋지만, 다큰 어른들도 한번씩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을때, 혹은 마음에 위안을 받고 싶을때 읽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나에게도 딸이 생긴다면 앤같은 딸이었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보며, 같이 앤을 읽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