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어린이/청소년>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1. <은지와 호찬이>세트 - 전3권, 사계절출판사, 심윤경
심윤경이 어린이 동화책을 썼다고? 심윤경이라는 작가를 안다면 무심결에 입밖으로 툭 튀어나올 질문이다. 2002년 <나의 아름다운 정원>으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이래 줄곧 장편소설만 발표해왔던 그녀다. 그런데 그녀가 동화책이라니? 딸아이를 키우며 동화의 모티프를 얻은 모양이다. 작가는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커가는 것은 시한부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하지만 한편으론 은지와 호찬이를 등장시켜 그 시한부의 아름다움을 동화로 만들어냈으니 시한부 선고가 사라졌다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여간 무척 궁금하다.
2. <학교란 무엇인가>세트 - 전2권, 중앙북스, EBS 학교란무엇인가 제작팀
EBS의 10부작 다큐멘터리 ‘학교란 무엇인가’가 책으로 다시 나왔다. 이 다큐는 지난해 우리 시대 학교의 의미와 역할을 물으며 사회적으로 상당한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이 다큐를 담당했던 정성욱 PD는 “세상을 향해 학교에 대한 생산적인 담론을 던지고 싶었”고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내 아이와 내 아이의 친구들이 10여년의 시간을 보낼 학교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는 지금, 이 책 <학교란 무엇인가>는 희망의 빛을 비춰줄까?
3. <강은 어떻게 흘러가나>, 다산기획, 김연희
4살박이 내 아들은 우리집 아파트 뒤편에 흐르는 대청천(낙동강의 지류인 조만강의 상류에 있는 하천이다. 뭐 조금 큰 시냇물 정도)을 지날때면 이따금씩 이렇게 묻는다. “아빠, 시냇물이 모여서 어디로 가요?” 그럼 내가 이렇게 답한다. “큰 강물로 가지.” “그럼, 큰 강물은 모여서 어디로 가요?” “바다로 가지” 눈치챘겠지만 동요 ‘돌과 물’의 가사 중 일부다. 그렇게 강물에 대해 궁금해하는 아이에게 더 구체적으로 알려줄 수 있겠다하는 기대를 품게 하는 책이다.
4. <써먹는 서양 철학>, 진선북스, 레슬리 레벤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교실에는 철학 수업이 거의 없다. 나의 학창시절에도 마찬가지고 지금도 그렇고. 오직 대학입시에만 매몰된 채 10대들은 존재에 대한 근본적 질문, 인생 전체의 방향 설정, 보이지 않는 가치에 대한 성찰없이 20대가 된다. 어떻게 써먹든 서양 철학의 전체를 훓어 독자로 하여금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할 수만 있다면 이 책은 좋은 책일 듯 싶다.
5. <뽀루뚜아 아저씨>, 푸른숲주니어, 이덕화
그림이 예사롭지 않다. 2010년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수상작이다. 5살 소녀 다혜와 산 아저씨 뽀루뚜아의 만남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자연스레 체득하도록 하는 그림책이란다. 뽀루뚜아라는 이름에서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의 주인공 제제를 조건없이 사랑했던 그 뽀루뚜아가 겹쳐진다.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 그 어린 마음에 남은 뽀루뚜아가 있는 법이다. 아들과 함께 읽고 싶은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