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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 당신을 위한 글쓰기 레시피
김민영 지음 / 청림출판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1년 전, 블로그를 시작했다. 글을 잘 써 보고 싶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욕심때문에. 읽은 책, 본 영화, 들은 강연에 대한 리뷰를 올렸다. 머릿 속에 떠오른 단상, 아들과의 에피소드도 블로그에 남겼다. 글을 올리고 며칠이 지난 뒤 다시 읽어보곤 했다. 낯 뜨거웠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그래서 글 잘쓰기로 소문난 블로거들을 찾아 인터넷을 떠돌아다녔다. 세상에는 글 잘 쓰는 인간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많았다. 뭔가 배워보고자 했다가 의기소침해지기 일쑤였다.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이하 <첫 문장>)는 나처럼 글쓰기 세계에 문을 두드리는 사람에게 딱 맞는 책이다. 낯선 세계로 가는 길엔 두려움이 앞선다.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넣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붉은 모자로 눈빛을 가린채 윽박지르는 훈련소의 교관이어서는 안된다. 미소를 머금은 컨설턴트가 따뜻한 시선으로 글쓰기 초심자를 맞이해야 한다. <첫 문장>의 저자 김민영처럼 말이다.
글쓰기의 절반은 자신감과 용기입니다. 한발만 나아가면 '주위 시선'이라는 장애가 존재합니다. 그런데 거기다 내밀한 경험, 상처, 아픔 같은 소재를 꺼내야 하니, 힘든 일이죠.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거기서 나옵니다. 다른 사람이 겪지 못한 나만의 경험을 쓸 수 있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 문턱을 넘어야 글쓰기에 자신감이 생기고, 무슨 얘기든 끄집어낼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죠.
-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54p
저자는 어떤 독자가 <첫 문장>을 읽을지 잘 알고 있다. 6시간 동안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도 한 문장도 쓰지 못하는 사람, 빨간 펜의 공포에 떨고 있는 사람, 글을 쓰라고 백지를 나눠주면 머리 속이 백지가 되어 버리는 사람들이다. 이런 독자들을 앞에 두고 그녀는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 낸다.
비결이 뭘까? 첫째, 진솔함이다. 글쓰기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행복, 꿈, 자신감, 용기 같은 삶의 가치를 쏟아낸다. 그녀의 솔직함 앞에 독자는 무장해제한다. 둘째, 친근감이다. 저자는 여느 독자들처럼 온라인 블로그를 운영하며 이웃블로거들과 교류한다. 또, 글쓰기 강의를 하며 오프라인 수강생들을 만난다. 다가가기 편하다. 셋째, 생생함이다. <첫 문장>에는 저자가 글쓰기 현장에서 만난 초심자들의 사례가 실려있다. 현장의 초심자들은 내 이웃, 내 친구이며 바로 내 모습이다. 넷째, 충실함이다. <첫 문장>은 1단계 글감 찾기부터 13단계 공개하기까지 글쓰기 입문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내용을 빠뜨리지 않고 담아냈다.
이러한 몇 가지 이유때문에 나도 <첫 문장>을 깊이 신뢰하고 공감하게 됐다. 다른 모든 것을 두고서라도 저자 스스로 글을 쓰면서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 걸 알겠기때문이다. 저자의 블로그명이 '스윗 도넛'이고 일하는 회사가 '행복한 상상'이다. 도넛의 둥근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달콤한 글 한 편 써낼 수 있지 않을까? 내 글도 반짝반짝 빛나게 되지 않을까?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마음까지 다독이는 글쓰기 입문서,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를 강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