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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인생 - 평범한 삶이 아주 특별한 삶으로 바뀌는 7가지 이야기
구본형 지음 / 휴머니스트 / 2011년 4월
평점 :
꿈 이야기다....<깊은 인생>, 제목을 보며 짐작했다. 읽어갈수록 ’내 짐작이 옳았군’하고 생각했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가슴이 옥죄듯 답답해왔기 때문이다. 책을 내려놓았을땐 이미 늦었다는 걸 알았다. <깊은 인생>은 ’꿈’으로 내게 ’깊은 상처’를 냈다. 몸도 마음도 너무 아파서 나는 몸져 누울 지경이었다.
우리는 꿈을 너무 쉽게, 헐 값에 넘겨주었다. (나 혼자 그랬다고 하기에는 너무 두려워 나는 ’우리’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공범이라고 믿고 나 자신에게 너무 죄책감을 느끼지 말라고 위로했다.) 명문대, 좋은 직장, 좋은 집, 좋은 차와 바꿔 버렸다. 10억이 일생 일대의 꿈이 되었다. 이 시대의 꿈은 물질적 성공과 동의어다. 이상한 모양으로 탈바꿈한 꿈은 우리에게 자유를 빼앗고, 신화를 빼앗고, 마침내는 우리의 정체성마저 앗아갔다. 그런 물질적 부(富)라는 꿈을 이루고 나면 우리는 무엇이 되는가? 무엇을 할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질문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며 물질적 부는 이런 질문에 답할 수 없다.
<깊은 인생>은 우리가 지금까지 읽어왔던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성공스토리에서 말한 ’꿈’을 재정의하게 만든다. 꿈은 도약임을, 자유임을, 나를 찾아내는 것임을, 그리고 꿈은 신화임을 가르친다. 마침내 저자는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를 묻지 않고 ’당신의 신화는 무엇인가?’ 묻는다. 꿈은 미래지만 신화는 과거다. 이미 이뤄진 당신의 신화를 묻는 것이다.
저자 구본형은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한 정신적 도약을 포착하고 싶었다고 한다. 평범함에서 위대함으로 건너와 끈질긴 침묵과 고독의 세월을 거쳐 친구같은 스승, 스승같은 친구를 만나고 드디어 인류와 남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써 버리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간디, 마사 그레이엄, 윈스턴 처칠, 조지프 캠벨, 바뤼흐 스피노자, 조주, 아니타 로딕이 그들이다. 저자는 이들의 인생 전부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깊은 인생으로 가는 깨우침, 견딤, 넘어섬에 해당하는 순간을 포착해서 보여줄 뿐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들 각각의 이야기는 하나의 이야기로 읽힌다. 저자가 그들을 스승으로 깊이 사숙하고 깊은 인생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통찰해내고 있기때문이다. 그리고 책 속의 책 저자 구본형의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앎과 삶이 일치되면 말에 강력한 힘이 생기고 글에 빛나는 권위가 덧입혀진다. <깊은 인생>이 내게 깊은 상처를 준 이유다.
신앙서적도 아닌데 기도하게 만드는 책, 구본형의 <깊은 인생>이다. 뻔한 인생을 거부하고 과거의 나를 죽일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내가 비록 아주 작은 별이지만 스스로 빛나는 소우주이며 고유한 이야기를 가진 행성이라는 믿음을 달라고, 굶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 불안해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염려하지 않도록 굳건한 심장을 달라고 말이다. 내 깊은 한숨이 깊은 인생으로 가는 처음 행동이기를 빈다.
"삶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데 성공한 인물들은 자신에게 최고의 선물을 주는 것을 최우선적 가치로 삼는다. 그것을 위해 현실의 위협에 대항한다. 뻔한 인생을 거부할 권리, 과거의 나를 죽일 수 있는 용기, 새로운 곳으로 떠날 수 있는 무모함이야말로 꿈이 이루어질 수 있는 조건들인 것이다. 그때 그들은 삶을 재창조해내는 데 성공한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에서 분명한 도약을 통해 얕은 인생을 건너 깊은 인생으로 들어서게 된다." <깊은 인생> 220~221p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