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한쪽 눈을 뜨다 문학동네 청소년 7
은이정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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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슨이 커피숍에서 홈즈를 기다린다. 조성모가 노래하는 하덕규의 곡, '가시나무새'가 조용히 울려퍼진다.)




 

홈즈 : 왓슨, 친구가 왔으면 인사를 해야지. 눈을 지그시 감고 커피를 음미하는 겐가? 음악을 감상하는 겐가?

 

왓슨 : 어어, 홈즈. 왔나? 앉게나. 눈을 감고 뭘했냐고? 자네가 방금 정확히 말해버렸네. 어떻게 알았나?

 

홈즈 : 자네 평소와는 좀 다른 것 같은데. 뭐랄까...음 좀 우스운 표현이지만 괴기스럽네.

 

왓슨 : 괴기스럽다? 역시 명탐정이구만.

 

홈즈 : 혹시 자네 지난 주에 읽은 <괴물, 한쪽 눈을 뜨다> 때문인가?

 

왓슨 : 하나 하나 놓치지 않고 추리해내는 자넨 정말 대단해. 이제 놀랍지도 않아. 맞네, 홈즈.

 

홈즈 : 그렇군. 자네 어지간히 몰입해서 읽은 모양이군 그래. 영화배우가 주어진 배역과 완전히 하나가 되면 촬영을 마치고도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달동안 그 영화의 등장인물로 살아간다더군. 자넬 보니 그게 사실이겠는데? 책 한 권을 보고나서 이렇게 다른 분위기를 보여 주다니.

 

왓슨 : 커피 한 잔 마셔야지.

 

홈즈 : 아메리카노로 하지.

 

(진한 커피향 사이로 다시 한 번 '가시나무새'가  날아든다)

 

홈즈 : 커피숍의 바리스타가 조성모의 '가시나무새'를 좋아하는 모양이군.

 

왓슨 : 홈즈, 내가 한 번 더 부탁했네. 인간은 '이 사람은 이렇고, 저 사람은 저렇다'고 여겨지는 대표적인 모습이 있기 마련이지. 하지만 '가시나무새'를 잘 들어보게. 누구라도 대표적인 모습말고 낯선 모습도 있다는 걸 알게 될테니. 홈즈, 잠시 가시나무새를 감상해보자구.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숲같네'

 

어떤가? 영감이 떠오르지 않나? 자네가 방금 날 괴기스러워 보인다고 했지만 그건 또 다른 내 모습일테지. 난 오늘 <괴물, 한쪽 눈을 뜨다>에 등장한 한 인물의 감춰진 이야기를 자네에게 들려줄 작정이네.

 

홈즈 : 기대되는 걸, 왓슨. <괴물, 한쪽 눈을 뜨다>에선 중학교 2학년 남자 아이들의 교실 풍경을 정말 잘 드러내고 있더군. 어른들이 진입할 수 없는 그들만의 세계, 그 또래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 그 사건들 속에 녹아있는 열 다섯짜리들의 감정 변화를 말이야. 교실이 얼마든지 사바나 초원에서 살아가는 약육강식 동물의 세계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지. 또 사춘기 소년들이 성(性)에 눈을 뜨고 접근하는 방식을, 천진한 소년들이 천연덕스럽게 숨기고 있는 괴물의 발톱을 잘 묘사하고 있어. 아무래도 작가가 학교 현장에서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기 때문일테지.

 

왓슨 : 자네 꼼꼼하게 읽었군. 작가는 선량하게 보여질 수도 있는 아이들도 내면에 괴물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숨김없이 기록하고 있네. 반장 태준이도, 왕따 영섭이도 보여지는 모습이 아닌 또 다른 나, 괴물을 간직하고 있지. <괴물, 한쪽 눈을 뜨다>는 인간이 십대의 어느 순간 자신의 괴물성을 깨닫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잘 포착해냈어. 누구라도 드러내길 꺼리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괴물.

 



짐승이 임영섭 왼쪽 목덜미에 주둥이를 처박고 서너 차례 머리를 내둘렀다. 짐승 주둥이 밑으로 임영섭의 붉은 피가 뚝뚝 흘러 떨어졌다. 비명 한번 못 지르고 입만 크게 벌린 채 버둥거리던 임영섭이 발끝까지 축 처져 내린 다음에야 짐승은 검붉은 눈동자를 돌려 나를 보았다. <괴물, 한쪽 눈을 뜨다> 219p

 

태준이가 성실하고 모범적이라 믿는 태준 엄마가 태준이의 그런 모습을 상상도 못할테지. 비밀스럽고 은밀하게 길러지는 괴물의 모습을.

 

홈즈 : 그래 이제 말해 보게. 뭔가, 자네가 들려줄 감춰진 이야기라는게?

 

왓슨 : 홈즈, 자넨 어른들이 진입할 수 없는 또래의 세계가 있다고 했지?

 

홈즈 : 그렇네만.

 

왓슨 : <괴물, 한쪽 눈을 뜨다>를 읽으며 나는 책 속의 등장인물들 모두에게 괴물의 맛을 보여주고 싶었네. 영섭이를 괴롭히는 하태석과 정진뿐만 아니라 그 부모들, 또 반장 태준이를 비롯해서 반 전체를 구성하고 있는 아이들과 담임선생까지.

 

홈즈 : 완전히 몰입 모드로군, 왓슨.

 

왓슨 : 더 들어보게. 그렇다면 또 하나의 괴물이 필요하겠지? 난 영섭이의 아빠를 선택했네.

 

홈즈 : 영섭이 아빠라. 책 어디쯤 나오지? 음, 여기 나오는군. 

 


거실에 엎드려 담임이 준비한 종이에 사과문과 각서를 썼다. 다시는 괴롭히지 않을 것이고, 이런 일이 또 발생한다면 어떠한 처벌이든 고스란히 받겠다는 내용이었다. 날짜와 이름까지 써서 담임한테 제출하자 임영섭 엄마, 그다음에는 아빠의 이야기가 길게 이어졌다. <괴물, 한쪽 눈을 뜨다> 212~213p

 

왓슨 : 또래들보다 뭔가 모자라거나 성장이 더뎌 따돌림의 대상이 되는 아이의 아버지라면 어떤 심정일까...자식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어는 정도 이해가 되겠지만 열다섯 중학교 2학년이나 된 녀석이, 그것도 제 또래보다 덩치도 키도 못할 것 없는 자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소지품을 뺏기고, 돈을 강탈당하고, 놀림감이 되고, 심지어 맞기까지 한다면...홈즈, 만약 내가 영섭이 아빠라면, 사회적 명성과 지위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복수의 칼을 갈겠네. 복수의 대상이 아이들이건 아이들의 부모건 학교건 가리지 않겠네. 지금까지 내 대표적인 모습을 버리고 가슴 속 어둠의 한가운데 숨죽인채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 괴물을 불러내겠네. 열다섯 소년들의 진입할 수 없는 세계라도 나는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무기를 들고 돌격할거야. 어떤 대가라도 치를 각오를 하고서 말이야. 자 여기 그런 마음으로 쓴 이야기네. 한 번 읽어 볼텐가?

 

홈즈 : 이게 뭔가? 어디 보자. "영섭 아빠 하나-카카오 56"이라.

 

"인간 김민우가 주는 선물이다."

'카카오 56%'짜리 초콜릿이었다. 고개를 꾸벅 숙이고 자리로 돌아가면서 초콜릿을 겉옷 주머니에 넣었다.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초콜릿 통을 뜯어 맛을 보는 동안 임영섭은 이리저리 들여다보고 몇 차례 흔들어 댔다. <괴물, 한쪽 눈을 뜨다> 215p 

 



                                                  영섭 아빠 하나 - 카카오 56

 

 영섭이 책상 위에 카카오 56 초콜릿이 한 통 놓여있다. 내가 영섭이 담임에게 준 카카오 56 초콜릿. 뚜껑을 열고 두 알을 꺼냈다. 입 안에 넣고 혀끝으로 녹인다. 쌉싸름한 맛이 전의(戰意)를 불러 일으킨다. 식어진 복수심이 다시 들끓는다.

 

 며칠 전 나는 대형할인점 제과담당이사와 미팅중이었다. 우리나라 굴지의 제과회사가 요즘은 대형할인점의 눈치를 보고 있다. 가격도 공급량도 칼자루는 그네들이 쥐고 있다. 이번 만남을 통해 우리 회사의 초컬릿이 타 회사의 제품을 밀어내고 더 좋은 진열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전부터 공을 들인 탓에 좋은 결과를 이끌어 냈다. 그때였다. 휴대전화가 울린 것은. 영섭이 엄마였다. 영섭이를 괴롭힌 놈들과 학부모들이 사과하러 온다고 했다. 이번엔 나몰라라 할 수 없었다. 급한 일도 마무리를 했다. 회사에 전화를 하고 급히 집으로 갔다.

 

 영섭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덩치도 키도 크지만 늦된 아이다. 누가 때리면 같이 때리고, 돈을 달라고 하면 콧방귀도 뀌고, 괴롭히면 본때도 보여주면 좋으련만, 이젠 그런 기대는 버렸다. 같은 반 친구들이 가만히 놔두기를 바랄 뿐이다. 중학생이 되면서 영섭이는 더 왕따가 된 듯하다. 1학년 때는 대놓고 괴롭힌 녀석들은 없었는데 2학년이 되면서 상황이 나빠졌다. 1년 동안 중학교의 분위기에 적응하고 또래간 성향을 파악한 아이들은 어울리는 패거리가 생기고 나름의 서열이 정해지면서 영섭이는 완전히 혼자가 됐다. 학용품과 책을 뺏기고, 돈을 갈취당하고, 때때로 맞는 사건들이 줄을 이었다. 참고 참았다. 혹시 더 당하게 될까봐. 정말 영영 친구를 못 사귀게 될까봐.

 

 회사에서 집으로 돌아온 그 날, 영섭이는 동물백과를 펼쳐 놓고 있었다. 아내는 아무 말도 없었다.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영섭이 담임선생 일행이었다. 담임선생이 몇 번이나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를 했다. 함께 온 아이들은 선생의 호통 소리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였다. 학부모들은 쩔쩔매며 아내의 훈계를 듣고 섰다. 영섭이는 눈을 크게 뜨고 놀란 모습으로 소파 구석에 몸을 숨겼다. 한 편의 사이코 드라마 같았다. 정신을 차렸다. 그래도 참자,영섭이를 위해서 버티자, 다짐했다. 아이들은 각서를 썼다. 한 마디는 하고 돌려보내야 했다. 아이들은 아직 철이 없다, 선생님께서 잘 지도해 달라, 부모님들이 아이들 잘 교육해 달라, 같이 자식키우는 분들이 우리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떡하느냐, 학생들도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라...한 마디만 하려고 했는데 길어지고 말았다. 각서까지 썼으니 용서하자고 마음먹는 순간 한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고개를 바짝 치켜든 채 얼음처럼 차가운 표정으로 나를 쏘아보고 있었다. 반성의 빛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 

 

내 속에 괴물이 깨어났다. 괴성이 들렸다. 참을만큼 참았다. 버틸만큼 버텼다. 이제 쓴맛을 보여줘야 한다. 더이상 죄악에 은혜를 베풀지 마라. 용서의 단맛에 절어있는 저들에게 심판의 쓴맛을 가르쳐라. 빛을 거둬들이고 암흑을 선사하라.

 

쓴맛. 쓴맛은 나를 직장내에서 일약 스타덤에 올려주었다. 나는 국내 굴지의 제과회사에서 근무한다. 초콜릿이 내 담당분야다. 초콜릿으로 우리는 매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린다. 하지만 윗 선에서는 획기적인 매출증가를 기대한다. 지난 몇 년간 경쟁업체들이 조금씩 시장점유율을 높이며 내 숨통을 조여왔다. 단것이 있는 곳에는 개미가 꼬이기 마련이다. 경쟁업체를 이 단과자로부터 몰아내는 방법이 없을까? 수개월을 고민했다. 커피숍에서 혼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골몰했다. 머리밑이 헐빈해졌다. 두통이 심해졌다.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약을 처방받았다. 쓴 가루약을 입에 털어넣었다. 순간 생각이 떠오르며 정신이 맑아졌다. 개미떼를 단것에서 몰아낼 유일한 방법. 그것은 단맛을 쓴맛으로 바꾸는 것이다. 지금까지 초콜릿은 정체를 숨김으로써 시장을 장악했다. 단맛에 중독된 소비자에게 초콜릿의 본질, 카카오의 쓴맛을 보여주어야 한다. 아몬드, 땅콩, 캐러멜, 과자를 섞어 만든 초콜릿, 크기와 모양만 바꾼 초콜릿으로는 혁신적인 매출의 증가는 불가능하다. 초콜릿 역사에 획을 그을 수 없다. 누구도 생각지 못한 본질을 건드려야 한다. 동료들이 비아냥거렸다. 정신이 나갔다고 했다. 초콜릿이 쓰면 누가 사먹겠느냐고 퉁을 주었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어두운 시작이긴 하지만 밝은 끝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믿었다. 초콜릿에 주성분 카카오의 함유량을 얼마나 해야 할지 스펙트럼을 구성했다. 단맛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단번에 쓴맛을 좋아하진 않을테지. 단맛이 남아있지만 쓴맛을 확실히 느끼며 '정말 맛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카카오 함유량을 찾아야했다. 카카오 56퍼센트. 카카오의 진실로 가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카카오56은 대성공이었다. 고진감래, 쓴맛을 가진 초콜릿은 나에게 단맛을 선사했다. 단일제품으로 연간 100억 매출을 달성했다. 특별승진을 했고 두둑한 성과급을 받았다.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던 동료들은 나를 혁신과 역발상의 귀재, 임이사님이라고 부르게 됐다. 이제 쓴맛에 중독된,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초콜릿의 본질을 깨달은 수많은 매니아들이 쓴맛의 진수를 느끼고자 카카오72, 86, 99도 찾고 있다.

 

 쓴맛을 다시 사용할 때가 됐다. 전혀 다른 결과를 불러올테지만 주저하지 않겠다. 내일이면 영섭이가 3학년이 된다. 서둘러야 한다. 아내와 영섭이 몰래 담임선생을 찾았다. 그저 카카오 56을 전해 주고 싶었다. 영섭이 반 아이들의 숫자만큼 담임에게 건냈다. "반 아이들에게 하나씩 나눠주십시오. 선생님 이름으로 주시면 좋겠습니다.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그렇게 아이들에게 주고싶습니다." 담임은 나를 멍하니 쳐다보더니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내 속의 괴물이 입맛을 다시고 쓴맛을 음미하기 시작한다. 카카오56은 선전포고용이다. 지난 1년간 영섭이와 한 교실에서 생활하면서도 진정한 친구가 되어주지 않은 저 괴물같은 아이들에 대한 전쟁 선언. 삶의 정수는 쓴맛에 있음을 일찍 깨닫게 해주리라. 수많은 첨가물을 혼합해 카카오의 쓴맛을 없애버린 초콜릿은 진실한 맛이 아니다. 거짓의 맛이다. 써야 제맛이다. 칭찬, 격려, 용서같은 달콤함은 거짓이다. 진실을 맛보게 해주마. 복수, 정죄의 씁쓸함이 진실이다. 이제 당근은 없다. 째찍만 남았을뿐. 카카오 농장의 어린 노동자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네 녀석들의 몸에서 솟아나게 될 것이다. 카카오56을 천천히 녹여 먹어라. 혀바닥에서 시작된 쓴맛이 몸 구석구석을 거쳐 마음과 정신에까지 이르게 해 줄테니.  

 

 한 녀석 한 녀석 해치워야지. 법과 권력과 물질을 총동원하자. 최후엔 폭력도 고려해야지. 이것이 나도 살고 너도 살고 영섭이도 사는 길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괴물에는 괴물. 이제 난 눈감지 않겠다. 쓴것을 내 먹이로 하고 괴성을 지르며 기꺼이 괴물로 살아가겠다.


 

홈즈 : 음... 대단하군, 왓슨. 자네 본심은 아닐테지?

 

왓슨 : 하하, 본심? 그럴리가 있겠나. 이렇게 글로나마 내 속에서 메아리치는 괴성에 반응해 본 것뿐일세. 그냥 상상해 본 거라구. 이런 상상이 자네에게 생생하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가시나무새'도 배경음악으로 깔았고.

 

홈즈 : 그렇겠지. 내 친구 왓슨이 이렇게 섬짓한 괴물로 변할리 없지. 

 

왓슨 : 빛이 흑암 속에서 영광을 누린다고 어둠을 장려할 순 없네. 더러운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어난다고 모든 꽃밭에 진흙을 퍼다 나르진 않지. 자유가 주는 기쁨을 만끽하려고 억압과 독재의 그늘에서 살아봐야 할 필요가 있을까?  내 속에 괴물이 산다고 괴물로 살아갈 순 없어. 다만 괴물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해서는 안되네. 무지해서도 안되고. 그 괴물을 조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지. 괴물 조련 능력이 인생의 승패를 좌우할걸세.  

 

홈즈 : 맞아. 그림자가 실체를 대신하게 할 순 없어. <괴물, 한쪽 눈을 뜨다>는 인간의 보편적인 괴물성을 청소년과 교사의 시선으로 잘 그려내고 있는 좋은 작품이네. 인간이라면 누구나 선과 악, 천사와 악마의 경계에서 왔다 갔다 하지. 악마가 자신의 악의 왕국을 공고히 하기 전에 대책을 세워야 하지. 자네 말처럼 10대때부터 말이야.

 

왓슨 : 좋은 교사라면 아이들에게 밖에 있는 것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속에 있는 걸 끄집어 내 보여주네. 그런 점에서 <괴물, 한쪽 눈을 뜨다>의 작가 은이정은 좋은 교사네. 아이들 속에 있는 괴물을 못 본체하지 않고 보여주니까. 물론 아이들의 꿈과 가능성을 끄집어 내 보여주는 것이 더 좋겠지만 어두운 면도 교육적 효과가 크다고 생각하네.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지. 

 

홈즈 : 동감이네. 그런데 왓슨, 자네가 언제부터 에스프레소를 마셨나?
 

왓슨 : 오늘 처음이네. 분위기 좀 잡으려고 했는데 너무 써.

 

홈즈 : 너무 쓰다는 것, 그게 바로 에스프레소가 대중화되지 못하는 이율세. 사람들은 에스프레소 원액에 물을 절반 정도 섞은 아메리카노나 뜨겁게 데운 우유를 넣은 카페 라떼를 더 좋아하거든. 쓴맛이 옅어진 부드러운 커피가 사랑받는 거지. 

 

왓슨 : 하하, 뜨거운 물을 좀 부어야 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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