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났더니 꼼지락 거리던 두녀석이 없어졌다. 

벌써 세번째 탈출이다. 

처음 탈출했을때는 혹시라도 밟을까봐 걷지도 못하겠더만 세번쯤 되니까 '배고프면 나오겠지' .. 

한놈은 금방 찾았다. 역시나 먹성좋은 암컷이 뭐 먹을거 없나? 하고 베란다 쪽에서 기어나오더군. 

수컷도 금방 나오려니 했다. 

곳곳에 먹이를 뿌려놓고 기다리는데... 점심때가 다 되도록 안나오는 거다. 

벅벅 긁어대는 소리라도 들리려나 싶어서 음악도 안들었는데 깜깜무소식... 

결국엔 내가 졌다. 

일단 김치냉장고밑이랑 냉장고 밑을 살펴보았다. 

먼지투성이다. 

책장밑을 자로 일일이 헤집고 다녀보았다. 

역시 먼지투성이다. 

할수없다. 

베란다에 있는 물건을 몽땅 밖으로 끄집어냈다. 

한방가득이다. 

그래도 요녀석은 보이지 않는다. 

점점 불안해진다. 

도대체 어디간거야?? 

어딘가에 깔려서 죽은건 아니겠지..?? 

먼저 찾은 암컷이 저는 수컷의 위치를 알고 있다는 듯 필사적으로 탈출을 시도한다. 

그래도 그놈마저 잃어버릴까봐 꼭꼭 단도리 해놓고 멍 때리고 앉았다. 

도대체 이녀석이 어디에 숨은거야..?? 

옆에 딸아이 인라인스케이트 가방이 보인다. 

베란다에 있던거다. 

혹시나 하고 한짝을 뒤집어 털어봤다. 없다. 그래 여기까지 들어갔을라구.. 

한짝을 마저 뒤집어 털었다.  

떨어지지 않으려고 버티고 있는 하얀색 그놈이 보인다. 

패주고 싶었다. 

그만큼 반갑기도 했다.

집에 넣어줬더니 마치 사람인양 암컷과 비비고 난리다. 

잠시 그러더니 마구마구 먹어댄다. 

여린 상추잎 하나와 사과, 해바라기 씨를 번갈아가며 먹어댄다. 

꽤나 배가 고팠나보다. 

우리집에 온지 5일쯤 된 녀석들이다. 

절대 안된다는 내말을 무시하고 친구한테 분양받아와서는 이렇게 나를 고생시킨다. 

이제 베란다에서 끄집어낸 물건들은 어떡하냐구~~  

덕분에 베란다 청소하게 생겼다고 좋아해야하나...  

딸아이는 햄스터에게 2층집 사주고 싶어서 자금확보중.. 

지금은 신발박스에 임시거처를 마련해줬는데 조만간 담장이 더 높은 집으로 이사를 시켜야 할 듯하다.  

꼼지락거리는게 이쁘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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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6-29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흑~~난 이거 못 키우겠어요.
성질 나쁜 놈들은 지들끼리 물어뜯기도 해요~~ㅠㅠ

책가방 2010-06-29 16:18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얘기 듣고 극구 반대했는데 어쩌겠어요..ㅜ.ㅠ;;
굶기지만 않으면 괜찮다고 하니까 정신차리고 밥 챙겨줘야죠뭐..

근데..요것들이 애교가 보통이 아니라서리 저도 홀딱 넘어갔답니다.

마녀고양이 2010-06-29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햄스터 때문에 이 더위에 베란다 청소하신거군요!
저두 예전에 햄스터 한번 키웠는데,,,
이것들이 짝 잘못지어 넣으면 밤마다 싸워서 한놈을 죽이는거여염.
조그마한게 생각보다 호전적이더군요. 그래도 귀엽긴 하지요.

이쁘게 키우셔염!

책가방 2010-06-30 01:08   좋아요 0 | URL
우리집에 있는 두 녀석은 남매랍니다.
그래서 그런지 탈출도 같이하고.. 싸우지도 않네요.
근데 윤리적으로 둘이 합방시켜도 되는지 모르겠다능...ㅡ.ㅡ;;

꿈꾸는섬 2010-06-30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햄스터 키우시는군요. 전 뭔가를 키운다는게 너무 힘들더라구요. 아이들 키우는 것도 어찌나 힘드는지 다른 건 정말 엄두가 안나요.
그래도 귀엽고 이쁘긴 하겠어요.^^

책가방 2010-06-30 01:12   좋아요 0 | URL
전 점만한 올챙이를 손톱만한 개구리로도 만들어 봤구요..
엄지손가락 굵기만한 애벌레를 장수풍뎅이로도 키워봤답니다.
병아리랑 메추리는 여럿 묻어줘봤네요.
애들이 초등학교 1학년만 되면, 마치 거쳐야하는 과정처럼 병아리를 사들고 온다는...ㅜ.ㅠ;;
이번에 우리집에 온 녀석들은 건강하게 그리고 번식하지말고 잘 살았으면 좋겠네요..^^

꿈꾸는섬 2010-06-30 10:21   좋아요 0 | URL
와, 정말 대단하세요. 전번주에 아들이 올챙이 키우겠다고 계곡에서 잡아왔는데 집에 오기도 전에 죽었어요.ㅠ.ㅠ
저에겐 무지 어려운 일인데 님은 정말 대단하세요.^^
저도 어릴때 병아리 사본적 있는데 시름시름 앓다가 죽더라구요.

자하(紫霞) 2010-07-04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렸을 때 제 동생이 학교 앞에서 파는 병아리를 사왔는데,
이게 안죽고 잘 사는거예요.
수탉이 되었어요.
그리고 어느 여름 복날, 식탁 위에 올랐어요.ㅠ.ㅠ

책가방 2010-07-05 00:58   좋아요 0 | URL
우와~~ 수탉이 될때까지 어떻게 키웠을까요..??
마당이 있다면 모를까...
전 병아리 사오면 일단은 또 죽을까봐 걱정이고, 그 다음은 안 죽고 살아서 어른닭이 될까봐 걱정한답니다. ㅜ.ㅠ;;

음.. 식탁에 오른 건 뭐... 시골에선 다반사니 할말없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