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저녁을 먹다 말고 슬이와 나눈 대화.  

슬이 : 엄마, 엄마는 언제 아빠만큼 커?
나 : 어? 엄마는 다 자라서 이제 더 안 커. 

슬이 : 엄마는 아직 작잖아. 밥 많이 먹으면 아빠만큼 키가 커지지 않아?
나 : 어른들은 더 자라지 않아. (이제 그만 밥 좀 먹지?)  

슬이 : ... 그럼, 나는 언제 엄마만큼 커?
나 : 넌 엄마만큼만 크면 안되지. 아빠만큼은 커야지. 밥 많이 먹으면 키가 커져.  

슬이 : 밥 많이 먹었는데 안 크잖아.
나 : 밥 많이 안 먹었잖아.  

슬이 : 아니야, 잘 먹었어.  
나 : (잘 안 먹었어!) 잘 먹고, 울지도 않고, 잘 자고, 잘 놀고, 그래야 쑥쑥 커. 그러니까, 얼른 먹어!!  

Raffi의 노래에 나오는 엄마는, 비슷한 얘기를 자상하게 하는 것 같더구만 ...
왜 내가 얘기를 하면 반 강요에 반 협박이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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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4-24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슬이도 철학해도 되겠어요. 사랑스러워라.

bookJourney 2009-04-24 20:20   좋아요 0 | URL
아이들은 다 철학자 같은 면이 있지요. ^^

마노아 2009-04-24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실제 상황은 엄마 입장에서 답답할 수 있겠는데, 상상하며 보고 있자니 너무 귀여워요!! 아유, 깜찍한 슬이(>_<)

bookJourney 2009-04-24 20:21   좋아요 0 | URL
처음 시작은 깜찍하고 귀여웠어요.
밥은 안 먹고 계속 딴 소리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부터 덜 귀여웠지요. ^^;

하양물감 2009-04-24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우리 한솔이는 요즘 크기 비교를 하는 재미에 쏙 빠졌답니다.
한솔이 팬티는 작은데, 엄마 팬티는 억~~수로 커. 아빠 팬티는 더~~~커.
요런말도 심심찮게 한답니다...ㅋㅋㅋ

bookJourney 2009-04-24 20:22   좋아요 0 | URL
한솔이의 말이 너무 재미있어요.
아이들은 어쩜 그리 재미있고 신기한 얘기들을 하는지 신기해요. ^^

행복희망꿈 2009-04-24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요즘은 외모에 관심이 많더라구요.
많이 먹고 쑥쑥 자라길 바랍니다.

bookJourney 2009-04-24 20:22   좋아요 0 | URL
많이 먹고 쑥쑥 자랐으면 좋겠는데, 너무 안 먹어요. --;

2009-04-24 1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24 2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9-05-05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팍팍 느껴지네요.^^

bookJourney 2009-05-06 08:39   좋아요 0 | URL
맞아요, 현실과 이상의 괴리 ... 너무 크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