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에 대한 변명
'그래도 학교는 ... ', '함께 어울리고 살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는 곳은 ... ' 이라고 생각하신다는 샘의 리뷰를 잘 보았습니다.
저 역시 '삶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배우는 곳은 ...' 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강남엄마 따라잡기에 열심이라는 일산에 살면서, 4학년 1학기가 반이 지나도록 아이를 학원에 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의 학교에서 공부 꽤나 하는 아이를 둔 엄마들이 저에게 하는 말이 "뭘 믿고 그러느냐", "아이의 모든 공부를 관리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면 학원에 보내라"고 말을 하지요.
![](http://image.aladin.co.kr/product/50/51/coversum/899554760X_1.jpg)
그런데, 저는 요즘 '학원에 보내지 않아도 부모가 노력하면 된다'며, 그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책들을 읽고 있습니다. (아이 담임 선생님의 추천도서이기도 합니다.)
너무나 엉뚱하게도, 이 책들을 읽으면서 제가 생각한 것은 내가 아이에게, 아이의 학교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지요.
생각해 보니 저는 성적이 좋은 것이 좋다는 생각도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더 바라는 것은 '우리 아이가 공부를, 학교생활을, 나아가 친구 관계와 사회 생활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인 것 같아요.
앞으로 지내게 될 힘겨운(?) 나날들을 즐겁게 지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 모든 일을 즐길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힘든 상황을 잘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 ...
아이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스스로 해결점을 찾아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 그리고 혼자서 하기 힘든 일은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어떤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등에 대한 것 말이지요.
물론, 여기에서 더 나아가 주변 사람들과 어울려 '사회'를 형성하며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것도 꼭 필요하지요.
그런데, 그런 것들은 (저는 학원에 다니지 않았기 때문인지 몰라도) 학원이 아니라, 가정과 학교에서 길러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부모님이, 선생님들이 해 주셨던 것처럼 말이에요.
변화하는 현실을 깨닫지 못하는 ... 너무 뒤쳐진 엄마일까요?
공교육에, 학교 선생님들에게 희망을 걸고 있는 게 ... 그리고 엄마인 제가 약간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 .... 부질 없는 일은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