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통신문 소동 노란 잠수함 1
송미경 지음, 황K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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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소개할 책은 송미경 작가의 <가정 통신문 소동>입니다. 송미경 작가는 <돌 씹어 먹는 아이>의 저자이기도 해요. 이전에 <돌 씹어 먹는 아이>를 읽고 작가의 신선한 발상과 표현에 깜짝 놀랐었는데요, 이 책 역시 독특한 상상력으로 가득합니다. 


    <가정 통신문 소동>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지루한 가정 통신문을 보내던 비둘기 초등학교에 새로운 교장 선생님이 오면서부터 시작됩니다. 이 교장 선생님은 조금 특별한 분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운동장과 학교 주변의 쓰레기를 줍고, 화단의 벌레를 잡으며, 심지어는 학교 근처에서 동전을 줍는다는 소문도 들려오죠.


    얼마 후, 새 교장 선생님이 보낸 첫 가정통신문이 이상이, 서진이, 리지 등 학생들의 집에 도착합니다. 가정통신문의 내용은 가족이 함께 놀이공원에 가서 놀이 기구를 네 가지 이상 타고, 사진을 찍어 제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아이가 평소에 즐겨 보던 만화책을 학부모가 읽어보라고 한다든지, 아이가 좋아하는 게임을 함께 하고 소감문을 제출하게 하는 등 엉뚱한 내용이 담긴 가정통신문이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새 교장 선생님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통신문을 보낸 걸까요? 그리고 부모님들은 과연 이 엉뚱한 미션을 실천할까요?    


    <가정 통신문 소동>은 이처럼 학교에 다녀본 학생이라면, 또는 지금 학생을 기르고 있는 보호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 보았을 '가정 통신문'이라는 소재로 일어나는 작은 소동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이 동화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재미'에 있습니다. 저는 동화의 핵심 가치 중 하나가 '재미'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 동화는 그 가치를 무엇보다도 잘 살리고 있습니다. '고릴라 똥 싼 표정'처럼 우스꽝스러운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교장 선생님을 위해 화단에 동전과 벌레를 뿌리는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죠.


    마지막에는 마을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 춤과 노래로 잔치를 벌이는 장면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왠지 모르게 흥겨운 발리우드 영화가 떠올랐어요. 여러 사람이 함께 춤을 추며 보는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발리우드 영화처럼, 이 동화도 읽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선물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다 읽은 후 작가의 말을 살펴보니, 작가 스스로가 어릴 때 장난꾸러기였다고 해요. <가정 통신문 소동>의 이야기 속 서진이, 리지, 이상이가 일으킨 유쾌한 소동이 어쩌면 작가의 어린 시절 기억에서 온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상의 피로를 잊고 즐거운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가정 통신문 소동>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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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공통점
안성훈 지음, 모예진 그림 / 창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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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창비 선생님 북클럽' 2기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매달 한 권씩 창비의 도서를 제공받게 되어 무척 설렙니다. 평소에도 창비 출판사의 책을 많이 읽고 학생들에게도 소개하고 있었어요. 이번 기회로 그동안 몰랐던 창비의 다양한 책들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더욱 기대가 됩니다.


    9월에 받은 책은 안성훈 작가의 <너와 나의 공통점>입니다. 사람 사이에 친밀감이 생기려면 서로의 공통점을 발견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지요. 학생들도 새로운 친구를 만나면 우선은 대화를 나누며 비슷한 점을 찾곤 합니다. 그런 모습을 떠올리며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한 범위를 아우르는 내용이라 놀랐습니다.


    <너와 나의 공통점>은 초등학교 5학년 김현서 어린이가 자신과 주변 인물들 간의 공통점, 또 자기 주변의 사람들 사이의 공통점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책의 초반에는 엄마, 아빠, 동생, 이모 등 나와 비교적 가까운 사람들의 공통점을 이야기하고, 점차 증조할아버지와 대왕고래, 외계인과 삼촌처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관계들의 공통점까지 확장해 나갑니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공통점 찾기'를 단순히 누군가와 친해지기 위한 도구로만 보지 않고, 우리의 세상을 넓히는 소중한 과정임을 이야기한다는 점입니다. 책의 마무리 부분에서 "하나둘 이야기하다 보면 너와 나의 세상은 더 넓어질 거야."라는 문장이 나옵니다. 이는 단순히 비슷함을 찾아서 신기하게 여기고 끝나는 게 아니라, 완전히 다를 것 같은 존재들에게서 예상하지 못한 연결고리를 발견하며 스스로와 세상을 더욱 이해하고 성장하는 경험임을 깨닫게 해줍니다. 


    두 번째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는 점입니다. <너와 나의 공통점> 속에는 다양한 직업들이 등장해요. 그런데 특정 성별에만 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여성 택시 기사나 여성 수리기사를 소개하거나, 남자 초등 교사를 소개하는 식입니다. 또한 현서의 사촌 동생은 승부욕이 강한 성격이라고 소개되는데, 이를 남자아이가 아니라 여자아이로 설정한 부분도 눈에 띄고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런 설정 덕분에 독자들이 가진 선입견을 조금이나마 깨뜨려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혼자 읽어도 충분히 의미 있지만, 교실 수업에 활용하기에도 정말 좋은 작품입니다. 특히 새 학년이 시작되는 첫날에 아이스브레이킹 활동으로 학생들과 함께 읽고, 책의 주인공인 현서와 자신의 공통점, 그리고 평소 잘 알지 못했던 학급 친구들과의 공통점을 찾아보는 활동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시간을 통해 학생들이 서로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하고, 학급의 유대감을 높일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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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읽어 씨 가족과 책 요리점 초승달문고 42
김유 지음, 유경화 그림 / 문학동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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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김유 작가의 책을 또 한 권 소개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김유 작가의 책을 많이 소개해 왔는데, 이 책은 정말 좋아하는 책이어서 왜 아직 소개하지 않았는지 조금 의아하기도 합니다. 책의 재미를 '미각'적으로 재미있게 표현한 동화책, <안읽어 씨 가족과 책 요리점>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말 그대로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안읽어 씨 가족입니다. 안읽어 씨 가족에게 책은 그저 자고 싶을 때 사용하는 수면제이거나, 냄비를 식탁에 놓을 때 쓰는 라면 받침이거나 합니다. 안읽어 씨 가족이 기르는 반려견인 왈왈 씨는 책을 밥그릇으로 쓰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안읽어 씨 가족은 우연히 '맛있는 책 요리점'이라는 식당의 홍보 전단지를 보고 호기심에 이끌려 찾아가게 됩니다. 책을 '읽는다'가 아닌 책을 '먹는다'라고 표현한다는 점이 재미있는데, 맛있는 책 요리점에서는 쌀 종이나 옥수수 수염 등 실제로 먹을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 책을 만듭니다. 그래서 진짜로 '먹을 수 있는 책'이 등장해요.

<안읽어 씨 가족과 책 요리점>이 특별한 이유 중 한 가지는 책 읽기를 주제로 하고 있으면서도 "책을 많이 읽으세요~"라는 뻔한 교훈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신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과 느낌을 맛에 비유하여 표현합니다. 각 챕터의 제목이 '~하는 맛'으로 되어 있는 것도 참 재미있는 장치에요. 예를 들어 안읽어 씨 가족을 소개하는 챕터의 제목은 '평범한 맛', 안읽어 씨가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척만 하는 챕터는 '어처구니없는 맛'입니다. 챕터 제목만 봐도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상상해볼 수 있고,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들어요.

이야기는 물론 삽화에서도 유쾌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유경화 작가의 삽화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과장되게 표현하고 있는데, 우스꽝스럽고 비현실적인 이야기의 분위기와 잘 어울려요.

독서에 대한 딱딱한 교훈 대신 순수한 재미와 상상력을 선사하는 이 책을 통해, 어린이 독자가 책과 좀 더 친해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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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강낭콩 이야기친구
김원아 지음, 이주희 그림 / 창비교육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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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소개할 책은 <나는 3학년 2반 7번 애벌레>로 많은 아이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었던 김원아 작가의 동화책, <너와 나의 강낭콩>입니다. 초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작가답게, 초등학생들의 학교 생활을 생생하게 그려냈습니다.


    <너와 나의 강낭콩>의 소재는 4학년 과학 시간에 하는 강낭콩 기르기 활동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세 명의 4학년 학생들이에요. 생각이 많고 다정다감한 준영이(나), 준영이와 어릴 때 절친이었지만 이제는 티격태격하게 된 기훈이, 그리고 밝고 친절한 지우입니다. 세 아이는 각자의 강낭콩 화분에 물도 주고, 화분갈이도 하며 강낭콩의 한살이 기간인 3개월을 함께 보냅니다.


    무럭무럭 자라는 강낭콩처럼, 아이들의 관계도 조금씩 변해 갑니다. 준영이와 기훈이는 어릴 때 엄마들끼리도 친할 정도로 아주 가까운 친구였지만 말다툼 끝에 멀어진 사이였어요. 강낭콩을 함께 기르며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고, 마음의 문을 여는 모습이 무척 기특하게 느껴졌습니다. 강낭콩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기까지 3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처럼, 아이들의 마음도 영글어가는 데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점은, 책 속에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에 어른들의 역할이 거의 없었다는 점입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싹을 틔우고 줄기를 뻗어 열매를 맺는 강낭콩처럼, 아이들도 스스로 배우고 자라는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작가님의 의도는 아닐까요?


    100쪽 남짓한 짧은 이야기이지만 교사로서, 또 어린이책을 좋아하는 한 명의 독자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동화였습니다. 강낭콩을 기르며 관계의 의미를 배우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깊은 공감과 따뜻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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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리 편지 창비아동문고 229
배유안 지음, 홍선주 그림 / 창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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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학년 2학기 사회 시간에는 역사를 배웁니다. 올해에는 역사를 공부하는 동시에 학생들과 역사 동화를 읽으며 옛날 사람들의 삶을 좀더 생생하게 느껴보려고 해요. 그 시작으로 고른 책은 바로 배유안 작가의 <초정리 편지>입니다.    
    <초정리 편지>는 '창비 좋은 어린이책' 수상작이며, 2006년에 처음 출간된 이후 꾸준히 사랑받으며 지금까지도 출판되고 있는 명작입니다.

    이 책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막 반포했을 무렵을 배경으로 합니다. 주인공은 신분이 낮은 열두 살 남자아이 장운이에요. 장운은 우연히 산에서 만난 이름 모를 할아버지에게서 신기한 글자를 배우게 됩니다. 지금까지 양반들이 쓰던 한자(진서)와는 달리 소리나는 그대로를 옮길 수 있는 글자예요. 장운은 한글을 배우고 난 후 눈부시게 성장합니다. 멀리 떨어져 지내는 누이와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고, 배운 지식을 글로 적어두었다가 다시 보기도 하지요. 글자를 통해 자신만의 세상을 넓혀 가는 모습은 저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더 감동적인 부분은, 장운이 자신이 배운 글자를 주변 사람들에게도 알려주며 다른 이들의 삶까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어 나가도록 도움을 준다는 점입니다. 이는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훈민정음을 만들었던 세종의 마음과도 맞닿아 있다고 느꼈습니다.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국어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친 배유안 작가님의 지식 덕분에 책에는 훈민정음이 막 만들어졌을 때의 옛 한글이 많이 실려 있습니다. 아이들과 옛 한글들을 살펴보며 지금의 한글과 어떻게 다른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초정리 편지>는 앞서 썼듯 출간된 지 꽤 오래된 책이라 요즘 출간되는 책보다 조금 어려운 낱말이 나오기도 해요. 하지만 그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옛 사람들의 삶의 모습은 어떤 역사책보다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글자를 통해 성장하는 장운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주고, 한글의 소중함과 위대함을 알게 해 줄 것이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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