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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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을 하는 사람들의 절대 화두, '새로운 것'
새로운 음악, 새로운 영화, 새로운 그림, 새로운 디자인...
세상은 그들에게 'somthing new'를 끊임없이 요구한다.
그리고 그들은 새로움이라는 강박관념에 짓눌려 눈에 불을 켜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제 머릿속, 세상 구석구석을 뒤집고 다닌다.

그러나 정말 새로운 것이 과연 존재할까?
세계위인사전에 등재된 사람들이 애저녁에 온갖 발견과 발명과 발상을 해냈고, 사전에 없는 사람들까지 더하면 정말 나올 건 다 나온 게 현재, 2005년이다.

우리가 바랄 수 있는 새로움이란 100% 새로운 게 아니라, 2%의 기발함 정도가 아닐까.
요즘 음악이 작곡 보다는 편곡에 더 무게가 실리는 것도 그렇고, 같은 신데렐라 스토리에 캔디 캐릭터가 더해지면서 '파리의 연인'이 탄생한 것도 그 2%의 승리인 것 같다.
(이 역시 창작자의 강박관념을 해소시켜주지는 못하겠지만 어쨌든...)

작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은 천명관의 '고래'는 그 2%가 나머지 98%를 장악해, 어디서 본 것 같다는 생각을 감히 할 수 없는 '전혀' 새로운 소설이다.

요즘 책 같지 않은 빽빽한 편집의 400페이지가 넘는 장편소설을 단 몇 시간에 읽게 만드는 흡입력과 속도감은 물론이거니와 다루고 있는 내용 역시 범상치가 않다.

딱 떨어지는 스토리 요약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그걸로는 이 소설의 재미를 제대로 표현할 수도 없다.
그냥, 희한한 캐릭터의 세 여자의 인생역경이 연대기순(이라 하기이도 좀 뒤죽박죽이긴 하지만)으로 풀어냈다고 하면 적당하겠다.

1세대는 그냥 국밥집 노파라고 불리우는 천하 박색의 지지리도 박복한 여자의 얘기다. 너무나 못생겨서 소박을 맞고 어느 대가집에 부엌떼기로 살다가 그 집 반편이 도련님과의 부적절한 관계로 딸 하나를 낳는다 그런데 딸 마저도 또다른 부적절한 관계로 인해 척을 지고 홀로 국밥집을 하며 꾸역꾸역 돈을 모으지만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죽는다.

(이 여자, 비중은 적은 편이지만 진짜 중요하다.)

2세대인 금복은 노파와는 다르게 절대 미색을 가졌지만, 역시나 박복의 극치이다. 애를 낳다가 엄마는 죽고, 단둘이 살던 아빠는 본능과 부정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가련한 남자였다. 결국, 아빠를 버리고 자신의 고향을 버리고 먼 바닷가에서 온 어부와 함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아버지뻘의 어부, 고래와 같았던 걱정, 자기에게 새로운 세상과 꿈을 열어준 칼잡이를 거치면서 사업가로써 여자로써 굴곡많은 인생을 살다가 춘희라는 딸까지 낳게 된다.
딸과 함께 돌아온 고향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누구도 찾지 못했던 노파의 엄청난 재산을 갖게 되면서 그녀의 인생은 더더군다나 파란만장하게 펼쳐진다.

(이 여자는 비중도 가장 많고, 인생역경도 가장 다이나믹하게 하늘과 땅을 오르내리고, 하물며 여성에서 남성으로의 성정체성의 변화라는 하리수도 놀라워할만한 일도 경험한다.)

제 3대는 금복의 딸, 춘희다. 못생겼다는 걸로도 표현이 모자란 얼굴, 뚱뚱하다는 걸로는 설명이 부족한 몸매, 게다가 말은 못하고 이해력은 떨어지는데 내세울 거라곤 '힘' 하나인 가련한 인생이다.
일찍이 엄마한테는 버림받고, 스스로 세상을 버리고 혼자만의 세상에 빠져있는 춘희 또한 누구 못잖은 불행에 묻혀 산다.
금복의 죽음과 함께 춘희에게도 죽음같은 시간이 시작되고, 죽을 때까지 참 기이하게 살다가 간다.

(이 여자는 정말 모르겠다. 어쨌든 불쌍하다.)

이 소설의 배경은 실제 같기도 하면서 아니다. 우리 나라의 근현대사,구한말을 지나 6.25를 거치고, 새마을 운동과 군사독재를 씹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그 내용은 살짝 황당무계하다.

노파나 춘희의 외양은 무슨 미담 속의 괴물처럼 묘사해놓고, 부잣집 도련님이나 걱정은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류의 에로비디오에서 툭 튀어나온 에피소드같다. 또, 칼잡이의 인생은 '다찌마와 리'나 홍콩 느와르를 윤색한 것 같고, 서커스단의 코끼리와 벌을 휘두르고 나타난 노파의 딸, 감옥에서의 희한한 유희는 컬트영화를 빌려온 듯 낯설고, 죽은 영혼의 등장이나 복수는 호러 영화처럼 섬짓하다.

거기다 간간히 작가의 변사투의 개입은 피식 웃음을 자아내며, 이 소설에 시비를 걸고 싶다가도 그냥 넘어가게 만든다.

내가 써놓고도 도대체 무슨 소설인지 설명이 안되는 것 같다. 근데, 정말 이 소설이 그렇다. 잘나신 심사위원들이 호들갑스럽게 써놓은 심사평이 괜한 말이 아니다. 정말 재밌고 특이하다.

웬만하면 책이나 영화같은 걸 남에게 추천하는 편이 아닌데 이 책은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나처럼 비위가 약한 사람들은 책장을 휙 넘겨버리고 싶은 몇몇 장면들이 있지만... 그 정도야 뭐...

그리고, 혹 소설을 쓰려는 사람이라면 뒤에 수상작가 인터뷰는 보지 말기를 바란다. 전혀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작가의 태도에 김이 샐 수도 있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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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쎈연필 > [퍼온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ㄱ>

가까와 → 가까워
가정난 → 가정란
간 → 칸
강남콩 → 강낭콩
개수물 → 개숫물
객적다 → 객쩍다
거시키 → 거시기
갯펄 → 개펄
겸연쩍다 →겸연쩍다
경귀 → 경구
고마와 → 고마워
곰곰히 → 곰곰이
괴로와 → 괴로워
구렛나루 →구레나루
괴퍅하다 →괴팍하다
-구료 → -구려
광우리 → 광주리
고기국 → 고깃국
귀엣고리 → 귀고리
귀절 → 구절
귓대기 → 귀때기
귓머리 → 귀밑머리
깍정이 → 깍쟁이
깡총깡총 →깡충깡충
꼭둑각시 →꼭두각시
끄나불 → 끄나풀

 

<ㄴ>

나뭇군 → 나무꾼
나부랑이 →나부랭이
낚싯군 → 낚시꾼
나무가지 →나뭇가지
년월일 → 연월일
네째 → 넷째
넉넉치않다 →
넉넉지않다
농삿군 → 농사꾼
넓다랗다 →널따랗다

 

<ㄷ>

담쟁이덩굴→
담쟁이 덩굴
대싸리 → 댑사리
더우기 → 더욱이
돐 → 돌(첫돌)
딱다구리 →딱따구리
발발이 → 발바리

둥근파 → 양파
뒷굼치 → 뒤꿈치
땟갈 → 때깔
떨어먹다 → 털어먹다

 

<ㅁ>

마추다 → 맞추다
멋장이 → 멋쟁이
무우 → 무
문귀 → 문구
미류나무 → 미루나무
미싯가루 → 미숫가루
미쟁이 → 미장이

 

<ㅂ>

뼉다귀 →뼈다귀
반가와 → 반가워
발가송이 → 발가숭이
변변챦다 →변변찮다.
보통이 → 보퉁이
볼대기 → 볼때기
빈자떡 → 빈대떡
발자욱 → 발자국
빛갈 → 빛깔
뻐치다 → 뻗치다
뻗장다리 → 뻗정다리
봉숭화 → 봉숭아

 

<ㅅ>

사깃군 → 사기꾼
삭월세 → 사글세
살별 → 꼬리별
숨박꼭질 → 숨바꼭질
상판때기 → 상판대기
새앙쥐 → 생쥐
생안손 → 생인손
설겆이하다 →
설거지하다
성귀 → 성구
세째 → 셋째
소금장이 → 소금쟁이
소리개 → 솔개
숫병아리 → 수평아리
숫닭 → 수탉
숫강아지 → 수캉아지
숫개 → 수캐
숫놈 → 수놈

솔직이 → 솔직히
술부대 → 술고래
숫소 → 수소
심부름군 → 심부름꾼
심술장이 → 심술쟁이
살어름판 → 살얼음판

 

<ㅇ>

아니꼬와 → 아니꼬워
아니요 → 아니오
아닐껄 → 아닐걸
아름다와 → 아름다워
아뭏든 → 아무튼
아지랭이 → 아지랑이
앗아라 → 아서라
애닯다 → 애달프다
어귀 → 어구
여늬 → 여느
오금탱이 → 오금팽이
오똑이 → 오뚝이
웅큼 → 움큼
-올습니다 → -올시다
얼룩이 → 얼루기
욕심장이 → 욕심쟁이
웃니 → 윗니
웃도리 → 윗도리
웃목 → 윗목
오뚜기 → 오뚝이
웃쪽 → 윗쪽
웃츰 → 윗층
옛부터 → 예부터
웃통 → 윗통
윗돈 → 웃돈
윗어른 → 웃어른
으례 → 으레
-읍니다 → -습니다
이맛배기 → 이마빼기
익살군 → 익살꾼
오무리다 → 오므리다
일군 → 일꾼
일찌이 → 일찍이
우뢰 → 우레
있구료 → 있구려

 

<ㅈ>

지푸래기 → 지푸라기

자그만치 → 자그마치
장군 → 장꾼
장난군 → 장난꾼
장삿군 → 장사꾼
저으기 → 적이:
적쟎은 → 적잖은
주착없다 → 주책없다
죽더기 → 죽데기
지겟군 → 지게꾼
지리하다 → 지루하다
짓물다 → 짓무르다
짚북세기 → 짚북데기

 

<ㅊ>

천정 → 천장
총각무우 → 총각무
춥구료→ 춥구려

 

<ㅋ>

켸켸묵다 → 케케묵다
코맹녕이 → 코맹맹이
코보 → 코주부
콧배기 → 코빼기

 

<ㅌ>

탔읍니다 → 탔습니다
트기 → 튀기

<ㅍ>

판잣대기 → 판자때기
팔굼치 → 팔꿈치
팔목시계 → 손목시계
펀뜻 → 언뜻
푼전 → 푼돈
풋나기 → 풋내기

 

<ㅎ>

하게시리 → 하게끔
하는구료 → 하는구려
하는구면 → 하는구먼
하옇든 → 하여튼
한길 → 행길
할께 → 할게
할찌 → 할지
허위대 → 허우대
허위적허위적 →
허우적허우적
호루루기 → 호루라기


◈ 새 맞춤법의 주요내용 ◈

 

●[읍니다]와[습니다]로
있읍니다
→있습니다.
없읍니다 → 없습니다.
●[장이]와[쟁이]를 구분
미장이,유기장이 등 기술자를 일컬을 때에는 [장이]로, 욕쟁이, 심술쟁이 등 버릇을
일컬을 때에는 [쟁이]로 한다.
●[군]을 [꾼]으로
일군
일꾼, 농삿군 농사꾼
●[와]를 [워]로
고마와
고마워, 가까와 가까워
●수컷을 이르는 말은[수]로 통일
수꿩, 수캉아지, 수컷, 수평아리
(예외: 숫양, 숫쥐, 숫염소)
●[웃], [윗]은 [윗]으로 통일
윗도리, 윗니, 윗목
(된소리나 거센소리 앞에서는 [위]로 쓴다 :
위짝, 위턱)
·[아래·위]대립이 없는 단어는 [웃]으로 쓴다.
예 : 용돈, 웃어른)
성과 이름을 붙여쓴다.
이 순신
이순신, 김 구 김구
●수를 적을 때는 만·억·조·의 단위로 쓴다.
이억팔천오백십육만칠천팔백구십팔


◈ 개정된 외래어 표기법 ◈

 

●인명·지명의 표기
고호
→ 고흐, 베에토벤 → 베토벤
그리이스 → 그리스, 시저 → 타이사르
뉴우요오크 → 뉴욕, 아인시타인 → 아인슈타인
뉴우지일랜드 → 뉴질랜드 에스파니아 →
에스파냐 뉴우튼 → 뉴튼, 처어칠 → 처칠
디이젤 → 디젤, 콜룸부스 → 콜롬버스
루우스벨트→루스벨트, 토오쿄오 → 도쿄
페스탈로찌 → 페스탈로치
마오쩌뚱 → 마오쩌둥
모짜르트 → 모차르트, 헷세 → 헤세
말레이지아 → 말레이시아
힙포크리테스 → 힙포크라테포
뭇솔리니 → 무솔리니, 바하 → 바흐


●일반용어의 표기
뉴우스
→ 뉴스, 도우넛 → 도넛
로보트→ 로봇, 로케트 → 로켓
보올 → 볼, 보우트 → 보트
수우프 → 수프, 아마튜어 → 아마추어
어나운서 → 아나운서, 유우엔 → 유엔
텔레비젼 → 텔레비전, 포케트 → 포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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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물만두 > [퍼온글] 우리말 열두 달 이름






    
      우리말 열두 달 이름

      1월은...해오름달 - 새해 아침에 힘있게 오르는 달
      2월은...시샘달 - 잎샘추위와 꽃샘추위가 있는 겨울의 끝 달
      3월은...물오름달 - 뫼와 들에 물 오르는 달
      4월은...잎새달 - 물오른 나무들이 저마다 잎 돋우는 달
      5월은...푸른달 - 마음이 푸른 모든이의 달
      6월은...누리달 - 온 누리에 생명의 소리가 가득차 넘치는 달
      7월은...견우직녀달 - 견우직녀가 만나는 아름다운 달
      8월은...타오름달 - 하늘에서 해가 땅위에선 가슴이 타는 정열의 달
      9월은...열매달 - 가지마다 열매 맺는 달
      10월은...하늘연달 - 밝달뫼에 아침의 나라가 열린 달
      11월은...미틈달 - 가을에서 겨울로 치닫는 달
      12월은...매듭달 - 마음을 가다듬는 한 해의 끄트머리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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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kimji > 독서에 관한 18문답 - 파란여우,님의 서재에서 가지고 왔습니다

아시다시피, 이 페이퍼는 파란여우님의 서재에서 가지고 왔습니다.

 

1. 책상에 늘 꽂아두고 있는 책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
책장 한 칸을 지지대로 하는 책상을 두었기 때문에 책상 위에는 원칙적으로는 책이 있을 수가 없다. 오른쪽 책장, 팔을 뻗으면 닿는 자리의 책들이 아마 이 질문에 해당하는 듯 싶다. 늘 가까이에 있는 책, 늘 꺼내보는 책 등의 의미로도 가능한 해석일테니까.
ㅡ <띄어쓰기 사전>,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 <비슷한 말 반대말 사전>,  <나의 한국어 바로쓰기 노트>, <우리말 1234가지> 등의 사전류


2. 어쨌든 서점에서 눈에 뜨이면 사지 않고는 못 배기는 종류의 책들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
있다. 신간소설류(좋아하는 작가, 혹은 관심있는 작가들의 신간은 100%), 눈에 확 들어서는 미술관련 책. 도판과 글이 나름대로 정교하고 괜찮은 주제를 가진 문화재 관련 도서, 제목이나 혹은 본문 중의 단 한 줄이어도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는 시집류, 등.


3.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무어라 설명하겠는가!), <내 이름은 빨강>(오! 오! 오!), <다 빈치 코드>(유년기가 지나 처음 읽은 추리/미스터리소설), 김연수의 모든 소설들, 이기호의 <최순덕 성령충만기>(소설의 새로운 형식에 대한 탐구!) 등. 최근 마이리스트, '2004년을 뒤흔든 소설들'이 모두 이 질문의 답이 될 듯 싶다. 

4. 인생에서 가장 먼저 '이 책이 마음에 든다'고 느꼈던 때가 언제인가?
초등학교 5학년 때인가, 친구가 가지고 있는 <초원의 집>. 10권 짜리였던가 싶은데, 흰 표지의 책이었다. 지금은 내용도 기억나지 않지만, 그 전집을 가지고 있는 그 친구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스무살, 선물받은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 최승자의 <즐거운 日記>, 신경숙의 <풍금이 있던 자리>


5.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책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책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사실, 없다,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있다면 지금 퍼뜩! 하고 떠올라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없다. 희한하지만 나에게 그런, 그렇게나마, 영향을 미친 책은 없다. 책 보다는 실제 삶에서 배워야 하는 것들이, 실제의 살이에서 영향 받은 것만으로도 나는 늘 숨이 차곤 했다.


6. 단 한 권의 책으로 1년을 버텨야 한다면 어떤 책을 고르겠는가?
나는 문자중독도 아니고, 그렇다고 하루에 글자 한 줄 안 읽었다고 입 안에 가시가 돋는, 뭐 그런 부류도 못 된다. 그러므로 일 년 동안 단 한 권의 책을 읽지 않아도 거뜬히 잘 살아갈 것이다. 그래도, 고르라면
화집이 가장 좋겠다. 좋아하는 화가의 화집. 김원숙이나, 에곤 실레, 모딜리아니나 호퍼, Xi Pan, 김환기, 마그리트, 샤갈의 화집 한 권이면 일 년 거뜬히 버틸 수 있을 것이다. 스토리가 연상되는 호퍼의 그림이 그 중 가장 좋은 책이 되겠다.


7. 책이 나오는 족족 다 사들일 만큼 좋아하는 작가가 있는가?
(가다나 순) 김연수, 김영하, 김인숙, 김종광, 박민규, 오정희, 윤대녕, 이기호, 조경란, 천운영, 한강 등

8. 언젠가는 꼭 읽고 싶은데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책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올 해 매너리스트님에게 선물처럼 얻게 된 박경리의 <토지> 16권, 아버지를 졸라 구입한 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 22권, 매일매일 벼르기만 하는 아르놀트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입소문에 귀가 얇아져 나의 독서 능력을 무시한 채 구입한 D.호프스태터의 <괴델, 에셔, 바흐> 등. (아, 나의 게으름은 죄악이어라!)

9. 헌책방 사냥을 즐기는가, 아니면 새 책 특유의 반들반들한 질감과 향기를 즐기는 편인가?
헌책방,이라는 (단어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좋아하기는 하나, 게으른 성격과, 실제 서점보다는 온라인 서점에서의 구매가 현저히 많은 이유 등등으로 새책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리고 곰곰히 생각해보면, 헌 책보다는 새 책을 좋아한다. 새 책 특유의 질감과 냄새, 무척 좋아한다. 더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 책이 아니면 공부하지 못했던 학창시절이라든지, 빌린 책은 끝까지 못 읽거나, 아예 손도 대지 못하는 습성이 있었던 것으로 봐서는, 전적으로 새 책을 좋아하는 것이겠다. 

10. 시를 읽는가? 시집을 사는가? 어느 시인을 가장 좋아하는가?
시, 읽는다. 시집도 산다. 늘 '시를 읽을 줄만 알아도 좋겠다'라고 말하지만, 여하튼, 말 그대로 읽기는 읽는다. 
기형도, 최승자, (한때는)황지우, 이윤학, 함성호, 장석남, 황인숙, 김선우, 조용미 등.


11. 책을 읽기 가장 좋은 때와 장소를 시뮬레이션한다면?
책상 앞에 앉아, 바른 자세로 책을 읽는 일은 나에게 불가능하다. 읽기야 읽지만 어지간해서는 몰입하기 힘들어 한다. 예초부터 잘못된 독서 습관이었던 터.
내가 가장 몰입하기 좋은 때와 장소란ㅡ 이제 막 씻고 나서, 보송보송한 속옷을 입고, 보송보송한 잠옷을 입고, 보송보송한 이불 속에서, 두 개의 베개는 머리에, 다른 베개 하나는 다리 사이에 끼고, 옆으로 누워 읽는 자세. (똑바로 앉은 자세라면 : 두 개의 베개를 머리에, 베개 하나는 덮은 이불 위에 두고, 책을 그 배 위의 베개에 받친 다음 읽는 자세)
독서에 방해되지 않을 만큼의 낮게 들리는 BGM도 있어야 할 것이고, 우물거릴 수 있는 구운 쥐포나, 짜지 않고 달지 않은 쿠키도 곁들여 지면 더욱 좋겠고.


12. 혼자 책을 읽으면서 조용히 주말 오후를 보낼 수 있는 까페를 한 군데 추천해 보시라.
없다.

13. 책을 읽을 때 음악을 듣는 편인가? 주로 어떤 종류의 음악을 듣는가?
책 읽을 뿐만 아니라 나의 모든 생활 속에는 음악이 있다. 오히려 아무 소리도 안 나면 더 불안해하는 체질때문이다. 
독서를 할 때 
듣는 음악은, 그 종류는 천차만별인데, 왜냐하면 그저 고요함, 침묵을 이기기 위해 틀어놓은 음악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독서를 방해할만큼 가사가 잘 들리거나, 혹은 너무 우왁스럽게 시끄럽거나 하는 음악은 배제 될 터. 혹은 추억을 끄집어내는 감정의 몰입을 종용하는 음악도 별로다. 보사노바나 가벼운 재즈 곡들이 내가 선호하는 독서를 위한 BGM이 되곤 한다.

14. 화장실에 책을 가지고 들어가는가? 어떤 책을 갖고 가는가?
예전에는 그저 읽고 있던 책을 슥, 들고가는 편이었는데 그 습관은 사라졌다.
지금은 아무 읽을 거리를 들고 들어가지 않는다.
 

15. 혼자 밥을 먹으면서 책을 읽는가? 그런 때 고르는 책은 무엇인가?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을 때는 책 보다는 신문이 좋다.
식당이 아닌 곳, 집에서 혼자ㅏ 밥 먹을 때의 50%는 책을 보면서, 50%는 그저 밥만 먹는다.
고르는 책, 따로 없다. 그저 읽고 있던 책을 식탁 위에 두는 것이다. 다시말하면, 읽던 책이 재미있어 손을 놓기 힘들면, 그럴 경우에나 밥을 먹으며 책을 보는 경우가 성립하는 셈이다.

16. 지금 내게는 없지만 언젠가 꼭 손에 넣고 싶은 책이 있다면 무엇인가?
제대로 된, 내가 좋아하는 화가들의 화집, 몇 권의 팝업북, 23권 세트인 <피터 래빗 그림책 시리즈>!!!

17. e-book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e-book이 종이책을 밀어낼 것이라고 보는가?
그런 경우가 아닐까. 라디오와 TV가 공존할 수 있는, 영화관과 홈시어터 세트가 공존할 수 있는. 호환과 공유, 나름의 장르적 특성에 따른 다양한 접근도가 생길 수 있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다. 여하튼, 양 극단에서 하나를 고르는 일은 나에게 어렵다. 어찌 밀어낼 수 있겠는가. 그래도, 책은 종이책이 책 아니겠는가, 싶다.

18. 책을 읽는 데 있어서 원칙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원칙? 글세, 나에게 그런 건 없다. 읽다가 중간에 흥미를 잃으면 언제든지 그 자리에서 STOP이다. 그건 작가의 재능으로 돌리면 쉬운 문제니까. 때론, 의무적으로 읽어야 할 책이 있는데, 그럴 때의 원칙이란, 역시 흥미로운 제목을 가진 것부터 읽어간다는 것이다. 물론, 중장편의 경우는 여기에서 제외되겠지만.
따지면 그 원칙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음, 굳이굳이 찾아본다면 작가 정보(주로 나이를 확인하는가보다)를 읽고, 작가의 말을 읽고나서 본문을 읽는 순서 정도?

19. 이 질문답은 왜 하게 되었나? ㅡ 이 질문은 원 페이퍼는 없는, kimji가 추가한 질문입니다.
18개의 문항을 읽어가면서, 나에게도 스타일이 있는가,를 고심하게 되었다. 내가 책 읽는 스타일, 책을 고르는 스타일, 책을 바라보는 스타일 같은 것. 생각해보니 나에게도 뚜렷한 무엇이 있다. 문학서를 편독한다든지, 편애하는 작가는 사정없이 오래 사랑하지만 한 번 미움 받은 작가는 거들떠도 안 본다든지 하는 것.(그런데 그런 것이 어디 스타일이라 할 수 있겠는가, 누구나 그러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해보면 답이 없기는 하다)
올 해 내가 읽는 책은 사실 몇 권 안 된다. 내가 사 들인 책보다 읽은 책이 적으니, 문제는 문제다. 게으름을 운운하고 스스로를 질책하는 일도 이제는 식상하다.
올 해는 이제 저물어가고, 읽을 책, 읽어야 할 책은 어제도, 오늘도, 심지어 내일도 펑펑 쏟아질 것이다. 하루 24시간은 너무 짧고, 하루 24시간이 긴 날은 책 따위는 안 읽히니, 이런 읊조림을 하는 시간을 통해 다시 책으로 눈을 돌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던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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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쎈연필 > [퍼온글] 이런 책 42 - ‘2004 올해의 어린이책’

아이들에게 지혜와 꿈을 준 일곱 가지 이야기

김윤덕기자 sion@chosun.com
입력 : 2004.12.17 17:40 00' / 수정 : 2004.12.17 18:07 50'


▲ 넉점반
한국의 어린이책 편집자들이 생각하는 ‘좋은 책’이란 어떤 것일까. 그들과 함께 ‘2004 올해의 어린이책’ 7권을 뽑았다. 추천에는 김이구 창비어린이 주간, 김지숙 길벗어린이 편집장, 남우희 보리 편집부장, 박상희 비룡소 대표, 박철준 뜨인돌 부사장, 신형건 푸른책들 대표, 위정현 계수나무 대표, 이광자 시공주니어 이사, 이미혜 웅진 아동팀 본부장, 최정선 보림 주간, 황현숙 아이세움 편집장 등 11명이 참여했다.

■심부름보다 노는 것이 좋아

넉점반/윤석중 시/이영경 그림/창비어린이

‘시(詩) 그림책’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다. 집집에 시계가 없던 시절, 지금이 대체 몇 시인지 알고 싶은 엄마의 궁금증은 나 몰라라, 신나게 놀다가 해가 져서야 돌아온 아이의 천진한 모습을 묘사했다. 윤석중의 동시도 아름답지만, 텍스트를 뛰어넘는 그림작가의 상상력과 유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편집자들의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 엄마마중
■“엄마, 빨리 오세요” 애타는 아이

엄마 마중/이태준 시/김동성 그림/소년한길

1938년 ‘조선아동문학집’에 실린 소설가 이태준의 단편동화를 그림책으로 재구성했다. 추운 겨울, 볼일 보러 떠난 엄마를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이 간절히 담겨 있다. 편집자들은 “그림작가의 작품 해석 능력과 입체적 구성력이 탁월하다” “맨 마지막 장 엄마 손 잡고 집으로 가는 아이의 모습 등 글의 여운을 감동적으로 살려냈다”고 평했다.


■옛날에 이런 귀신이 있었단다

보이는 세상 보이지 않는 세상/이강옥 지음/이부록 그림/보림

아빠가 아이에게 들려주는 옛 귀신 이야기. “엽기적인 공포물들이 주는 폐해를 한 방에 날려 버린, 재미와 철학을 두루 갖춘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가부장제와 남존여비 등 당시의 사회상을 비롯해 인간의 욕망과 갈등, 좌절과 한을 담은 드라마를 따라잡는 재미가 있다.



■10대들은 지금 이런 고민을 해요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이경혜 지음/송영미 그림/바람의 아이들

청소년문학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다. 삐딱하고 조숙한 여중생 유미와 소심하고 자상한 재준이의 우정을 통해 오늘을 사는 10대들의 고민과 삶의 태도를 섬세하게 드러냈다. 편집자들은 “사춘기 청소년들의 내면에 대한 심리묘사가 뛰어났다”고 입을 모았다.



■코딱지 선생님께 배우는 개구리 한살이

개구리 논으로 오세요/여정은 지음/김명길 그림/돌베개

청계산 자락에 실제로 존재하는 ‘개구리 논’을 모델로 했다. 코딱지 선생님과 함께 개구리의 한살이를 배워가는 재미가 크다. 청계산에 포장도로가 생기자 ‘개구리 이동 통로’를 만드는 등 작은 생명을 귀히 여기는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다.




■지도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세상을 담은 그림, 지도/김향금 지음/최숙희 그림/보림

우리 옛 지도의 역사와 그 특징을 풍부한 화보를 곁들여 소개하는 전통문화책. 지도가 어떻게 생겨나 발달해 왔는지 조목조목 일러준다. 지도를 좀 더 정교하게 만들기 위해 애썼던 조상의 지혜도 엿볼 수 있다.


■성서·신화·민담으로 배우는 세계사

교양있는 우리 아이를 위한 세계 역사 이야기/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이계정 옮김/꼬마이실

방대하고 복잡한 세계사를 이야기 들려주듯 쉽고 흥미진진하게 구성했다. 세계사를 ‘외워야 할 것’으로 머리에 꾸역꾸역 집어넣는 고통을 주지 않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역사적 사실을 뒷받침할 성서와 신화, 민담이 풍부한 것이 책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이 밖에 ‘동물원’(비룡소), ‘바다로 간 가우디’(계수나무), ‘네버랜드 미아’(푸른 숲), ‘보리밭은 재미있다’(길벗어린이), ‘유진과 유진’(푸른책들), ‘갯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사계절), ‘행복한 미술관’(웅진닷컴), ‘추송웅 배우의 말과 몸짓’(나무숲), ‘나야, 고릴라’(아이세움) 등이 좋은 책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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