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직업을 물어보면 상대에 따라 2가지 대답을 한다.잘 모르는 사람, 잘난 사람, 다시 볼 일이 드문 사람에게는...
"작가지망생이요...^^;"
그 알만큼 아는, 그래서 만만한 사람에게는
"오랜 백수"
라고...
그렇다. 나는 작가를 꿈꾼다.
내 사주에 '文' 자가 들었다는 점쟁이의 말은 신의 계시로,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가 역시나 아무 생각 없이 졸업한 국문과라는 전공을 뒷배경으로 삼고 벌써 수년간 이렇게 버티고 있다.
타고난 천재성은 커녕 소질조차 별로 없는 것 같지만, 그게 하고 싶단다. 더구나, 이제 나이까지 엄청나게 집어먹어 다른 것은 할 수도 없다.
얼마간은 제법 글이랍시고 잘 써지기는 하더만(질과는 상관없이), 요즘엔 노트북을 펴고 앉아봤자 흰 바탕에서 껌뻑이는 커서와 눈싸움하는 게 일이다.
쌓이는 스트레스는 그나마 머릿속에 돌아다니던 문장까지도 산산히 분해시키고... 이러다 미치지 싶다.
그런 고로... 의욕 상실, 이제 막가는 거다.
까짓거 안 써지면 안 쓰면 될 일... 지도 양심이 있으면 언젠가는 써지겠지. 되는대로 책이나 읽고 영화나 보면서 뭔가가 튀어나오면 그때 다시 노트북을 켜면 될 일이다.
어차피 부모 등꼴 빼먹고 산지 한 두 해도 아닌데, 우리 엄마라고 어쩌겠는가. 속터지고 부아가 나도 성질 드러운 딸년 그냥 눈감아 줄 밖에...
언젠가는 어느 누구에게라도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직업이 생기겠지.
그 언젠가가 빠르면 좋겠지만...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