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살을 접어두고 보면, 난 꽤 여성스러운 스타일이다.

오목조목하게 생긴 눈코입도 그렇고, 약간 가로로 늘려놓은 계란형의 얼굴모양이나,

하늘하늘한 감이나 반짝이는 것이 달려있는 것에 환장하며,

한번도 어깨선 위로 올라가는 머리를 해 본적 없는 것도 그렇구...

누가 봐도 난 천상 여자라 할만하다.

그래서 혹자들은 내가 섬세하고, 조신하고, 깔끔하고, 기타 등등 할 줄 아는데, 절대 아니다.

울 엄마 표현으로 예정일보다 2주 먼저 나오느라 중요한 것 하나를 못달고 나온 게 아닌가 싶게 마구마구 되는대로 사는 편이다.

내 손에 들어온 모든 물건은 제 수명의 반도 못 채우고 명을 다하고,

손보다는 발을 주로 이용하며(발가락으로 종이도 집는다.),

청소는 정말 쥐약이다.

그런데 오늘 청소란 것을 해야하는 난감한 상황이 닥쳐버렸다.

나는 괜찮으나 좀있으면 들이닥칠 손님들 때문에 대충 앉을 자리는 마련해놔야겠기에...

뭐부터 시작해야할런지...

내 방에는 2개의 탑이 있다. 옷탑과 책탑.

입은 옷들을 줄줄이 쌓아뒀다가 더이상 새 옷이 없을 때 몽땅 세탁기를 돌려버리는데, 안 그래도 낼 세탁기를 돌릴 참이었다.

책장의 포화상태로 책 역시 침대 머리맡에 차곡차곡 쌓아뒀는데, 걔네가 거의 천장을 위협할 지경이다.

아~~ 나름대로 시간들여 만든 공든탑인데 부셔버려야 하려나?

일단 부셔버리고 나면 또 어디로 옮긴담....?

무지무지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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