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카프카 (상)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사상사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이 아마도 올 여름이 시작되는 즈음에 출간된 것으로 기억한다. 이름도 유명한 하루키의 작품(7년만의 장편소설이라고 하는데 서점 신간코너에서 하루키라는 이름이 박힌 책을 계속 봐왔던 것 같다. '자주도 써내네'라고 생각됐었는데... 무라카미 류와 헷갈렸었나?? 어쨌든...)에 계절적으로 구미가 당기는 제목에 표지까지 서점에 갈 때마다 구매욕을 자극하던 책이었다.

그러나 책꽂이에서 '샀으면 읽어야 될 거 아냐'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몇몇 책들에 대한 의무감으로 애써 참던 중, 추석 즈음에 생긴 공돈의 유혹을 물리치지 못하고 드디어 사들고 왔다. (책을 무슨 콜렉션으로 생각하는 한심한 인간...^^;)

고백하자면 난 <상실의 시대>를 읽다 포기한 인간이다. 우리 민족의 유전병같은 '항일감정'이 방해한 것일수도 있고, 당시에 나의 정신상태가 책읽기에 적합하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고 어쨌든 나와는 코드가 맞지 않는 책, 작가라고 저리 밀쳐놨던 기억 때문에 이 책도 사실 끝까지 읽으리라는 자신은 없었다.

예상과는 달리 굉장히 속도감도 있고 내용도 흥미진진한 것이 며칠만에 독파해버리긴 했는데... 역시나 마지막 장을 덮고난 나의 느낌은 '뭔 소린지...' 단 한마디로 요약된다.
(리뷰를 보면 알 것이다. 난 이해되지 않은 책에 대해서는 서론이 무지 길다...^^)

오이디푸스 신화를 비롯한 각종 문학과 음악, 철학, 역사에 대한 인용도 정신없고, 전혀 다른 두 인물이 등장하는 서로 다른 이야기가 결국은 만나가는 것도 특이하고, 무엇보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환상인지 애매한 것이 머리를 쥐어뜯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단순히 15살 소년의 성장기로 생각했던 나에게 하루키적인, 일본적인 이런 내용은 너무나도 낯설어서 그리 깊은 의미를 남겨두진 못했다. 그저 읽는 동안 재밌었다는 것에 머물 뿐...

하루키라는 위대한 작가의 야심작을 이해 못하는 나의 무지인지, 아니면 뭔가를 얻어내야 한다는 강박에 주관적인 느낌을 스스로 무시하고 있는 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한 것은 여전히 하루키와 나는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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