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괴물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3월
평점 :
품절


읽고 싶다기 보다는 읽어야 될 것 같는 작가나 작품이 있다. 고전이라 불리우는 세계명작은 그렇다 치고, 나와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찾아읽는다거나 나는 잘 모르지만 어느 나라에서는 우리 이문열 못지 않게 유명한 사람이라던가 하는 소문이 또 그렇다.

솔직히 난 '폴 오스터'가 누군지도 잘 모르다가 얼마 전 신간이 나온 것을 영문과를 다니는 친구가 찾아읽는 것을 보고 관심일 갖게 되었다. 어디 유명하다는데 한번 읽어볼까?
도서관에서 그의 책 몇 권 중에서 고민을 하다가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에 일단 이것부터 빼왔다. 한번은 검증된 것이니 볼만하겠지...

외국 문학은 웬일인지 잘 모르겠고, 또 모르는 게 당연한 것 같은 느낌이 있다. 문화적 차이도 그렇고, 일단 생경한 등장인물들의 이름에서 적잖은 거부감을 느끼기도 한다.
다행이 이 소설엔 어려운 이름도 없고, 많은 사람이 나오지도 않고, 게다가 특별히 문화색을 띠지도 않는다.그럼에도 그다지 재미가 없었던 것은...어떻게 보면 뻔한 통속소설같은 내용과 구성인데 반면 자극적인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지극이 초보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는 생각마저 드는... 그런 책이다.

작가인 화자가 어떤 사건의 전말을 자신의 소설로 들려준다.어떤 사건이란 폭파 사고로 한 남자가 죽은 것이고...죽은 그는 FBI의 추적을 받고 있는 다름아닌 화자의 절친한 친구이다.같은 작가로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남자, 그리고 몇 명의 여자들과 화자와의 관계와 추억을 시간을 왔다갔다 하며 전해준다.내용 자체는 단순하기 짝이 없다. 한 특이한 남자가 우연한 사고를 경험하면서 점점 더 특이하게 변화해가다 급기야 투사로써의 삶을 마감하는...

내가 이 책을 평가하기에 가장 애매한 부분이 바로 이 '우연'이라는 것이다. 모든 것이 그저 우연의 연속인 이런 구성은 작법에서는 피해야할 최우선의 덕목인데 이 책은 그것으로 전체를 이끌어간다. 역자의 글에 보면 '우리의 삶의 여정을 이끄는 방향타가 명확한 자기 의지나 인과와 분명한 논리적인 법칙이 아니라 우연한 사건, 작은 불상사일진대 그 속에서 정의와 불의, 도덕과 비도덕, 의미와 무의미의 경계를 그렇게 확연히 그을 수 있을까 하는 착찹한 반성'을 폴 오스터가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우연에 휘둘리는 존재로써 인간의 삶이라... 어렵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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