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직업 잔혹사 - 문명을 만든 밑바닥 직업의 역사
토니 로빈슨.데이비드 윌콕 지음, 신두석 옮김 / 한숲출판사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책 제목은 'The Worst Jobs in History'가 더 나은것 같습니다. 
  왠지 '불량직업 잔혹사'라고 하니 '말죽거리 잔혹사'같은 영화가 떠오르고,
  더불어 이 책의 내용 또한 약간 가볍고 어딘가 좀 그래 보인다고 할까요? 

  내용을 읽어보면 전혀 그렇지 않은데말이죠. 

  우리의 문화를 유지하는데 필요했던 '최악의' 직업들.
  고대 로마인들이 토해 놓은 것을 치웠던 직업부터
  왕의 배설물을 옆에서 지켜봐야 했던 '변기담당관'
  그리고, 또 다른 이의 소변을 모아서 작업을 해야 했던 이들도 

  TV 프로그램을 담당하던 사람들이 쓴 책이라 그런지
  더 쉽고, 더 유쾌하게 다가옵니다.
  최악의 직업의 내용을 듣고 있자면 마음이 무거워지고 
  가슴 한구석 아려야 하는데
  오히려 말투나 구성내용은 심각하지 않은 것 처럼 생각이 들죠.  

  그렇다고 이 책에 나오는 직업들이 유쾌했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반면에 이 직업이 정말 못할 직업이었을까 라고 생각지도 않습니다.
  그 당시는 최악의 직업이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그게 나았을지도 모를테니까요.
  (그렇다고 그 직업들이 만만해 보인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최악의 직업'이라고 불릴 만한 것들이 대부분이겠죠.  

  이 책은 영국의 시대에 따른 최악의 직업들이 나와 있습니다.
  저자가 밝혔듯이 선정기준도 작가의 뜻이구요. 

  우리나라 시대에도 이런 직업이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당장 떠오르는 것은 60년대 우리나라의 산업을 책임지며
  젊음과 건강을 손상시켰던 '직공들' 그들의 삶속에서 전태일이라는
  사람이 나오게 됩니다.  

  책은 재미있지만 조금 걱정되는 면도 있습니다.
  전태일이란 분의 삶을 그릴때 이 책을 보듯이 이렇게 유쾌하게 읽을 수 있을까?
  과연 그것이 괜찮은 것일까?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분명한건. 최악의 직업 덕분에 빚진 사람들은 지금도 이 땅에 그득하고
  빚진 사람들은 전혀 그것에 대해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는 것일겁니다. 

  지금 나의 안락한 삶을 위해 고생하는 알지 못하는 그 분들께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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