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 13 | 14 | 15 | 16 | 1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셜록 홈즈 전집 1 (양장) - 주홍색 연구 셜록 홈즈 시리즈 1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등학생 시절 재미있게 읽었던 책에 대한 추억은 지름신에게 돈이라는 제물을 바치기 위한 가장 훌륭한 명분이다. 이번엔 셜록 홈즈였다. 그것도 전집으로! ‘황금가지판 전집을 그저께 주문해서 어제 도착했고 그중 1<주홍색 연구>를 읽었다. 역시난 홈즈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내용의 재미야 두말할 필요가 없고, 막힘없이 술술 읽히는 것이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상당히 신경을 쓴 번역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홈즈와 왓슨의 관계에 대해 지금까지 동료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왓슨은 의학 박사에다가 군의관으로 참전 경험까지 있는 사람이고, 홈즈는 대략 대학생 정도의 젊은이인데도 불구하고, 대개는 친구 정도의 말투로 번역이 되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황금가지판에서는 왓슨과 홈즈의 대화 속에 그러한 연배의 차이가 드러나는 번역을 해서 홈즈 라는 인물의 성격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왓슨이 반말을 하고 홈즈가 존대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호 존대를 하고 있다. 왓슨은 나이가 많지만 홈즈의 뛰어난 능력을 존경하는 존재이므로 서로 반말을 하는 것보다 상호 존대를 하면서도 왓슨이 내심 불쾌한 심기를 드러내는 것이 두 사람의 관계를 보다 더 잘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주홍색 연구>는 셜록 홈즈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인 만큼 셜록 홈즈와 그의 절친(동료? 조력자?) 왓슨과의 만남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따라서 첫 번째 이야기인 만큼 셜록 홈즈와 그가 활동했던 시간과 공간으로서의 영국에 대한 얘기를 주로 해보려 한다. 사실 성인이 되어 읽은 추리소설은 이 책이 처음이자 마지막인 만큼 추리소설 자체에 대해 논할 능력이나 자격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의 줄거리나 추리 부분에 관한 이야기는 과감하게 생략!

 

홈즈의 성격을 이야기하자면 그는 매우 건방진사람이다. 자기와 나이 차이가 꽤 나는 왓슨의 말허리 자르기, 시건방 떨기, 대답안하기 등을 남발한다. 영국 경찰의 능력에 대해서도 전혀 신뢰를 하지 않고 무시하기 일쑤이며 수수께끼 같은 말로 골려주기까지 한다. 홈즈의 입을 빌리기는 하지만 저자인 아서 코난 도일 자체가 그런 사람으로 보인다. 왜냐면 추리소설계의 선배님들을 가차 없이 평가절하하기 때문이다. 왓슨이 홈즈 씨를 보니 에드거 앨런 포의 뒤팽이 생각납니다.”라고 하자 홈즈는 제가 보기에 뒤팽은 수준 낮은 탐정입니다. 15분간 침묵을 지킨 다음에 그럴듯한 말로 친구들의 생각을 방해하는 수법은 아주 천박하고 자기 과시적인 것이지요.”(36)라고 말한다. 그리고 가브리오의 작품에 나오는 르콕 탐정에 대해서는 르콕은 형편없는 인물이지요. 괜찮게 봐줄 만한 것은 그의 의욕뿐입니다. 나는 그 책을 읽으면서 정말 속이 뒤집혔습니다.”(37)라고 응수한다. 왓슨의 말대로 머리는 똑똑할지 몰라도 안하무인이다.

 

둘째, 홈즈가 안하무인인 점은 그가 필요한 지식만 머리에 담으려 한다는 것이다. 왓슨이 작성한 셜록홈즈 지식의 범위’(28)라는 메모에 의하면 홈즈는 문학, 철학, 천문학 등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화학, 해부학, 복싱, 권투, 목검술, 바이얼린 연주는 수준급, 식물학의 경우 아편이나 독성에 대해서만 해박하고, 지질학은 흙의 색깔과 조성으로 지역을 구별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그 외에는 문외한인 수준이다. 그는 자신의 목표와 상관없는 지식은 필요 없다고 말하는데 심지어 코페르니쿠스의 이론과 태양계의 구성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홈즈의 주장에 의하면 인간의 뇌에는 필요한 지식만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새로운 지식에 의해 기존 지식이 잊혀 진다는 것이다. 참으로 실용적인 태도가 아닐수 없다.

홈즈의 성격과 함께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에 대해서는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이야기는 왓슨이 1878년 런던 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영국군 군의관이 되던 시절부터 시작된다. 이 시대는 소위 빅토리아 시대후기로 시민혁명과 산업혁명의 성과로 영국 제국이 최고 절정기에 해당하는 시기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 곳곳에 대영 제국에 대한 자신감혹은 제국주의적 사고가 녹아 있다. 예컨대, 왓슨이 군의관으로 참전한 전쟁은 제2차 아프가니스탄 전쟁인데 영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식민지로 삼기 위한 침략전쟁이었다. 이 전쟁에 참가한 왓슨은 부상을 입고 살아나는데 나는 흉악한 이슬람 전사의 손아귀에 떨어질뻔 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쉰다.(10) 침략군 군의관다운 표현이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서도 신문기사를 인용하면서 모든 외국인들에게, 사적인 감정과 원한이 있거든 그것을 영국령까지 끌고 오지 말고 자기 나라에서 해결하는 게 현명하리라는 교훈을 안겨주었다.”(210, 이 책의 살인범과 살해당한 사람들이 모두 미국인인데 살인사건이 영국에서 벌어짐)라는 훈계를 젊잖게 던진다. 실제로 저자인 코난 도일은 1899년 제국주의 전쟁인 보어 전쟁이 일어나자 전쟁에 따라 나가 남아프리카의 전쟁 : 원인과 행위(The War in South Africa : Its Cause and Conduct)”라는 책을 써서 영국군을 변호했으며 그러한 공로로 기사 작위까지 받은 바 있다.
 

홈즈의 성격 밑에 빅토리아 시대 영국이라는 배경을 깔아보니 몇 가지 생각이 더 떠올랐다. 셜록 홈즈는 당시대의 영국 중산층들의 열망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왓슨과의 차이를 살펴보면 그러한 측면이 더 잘 드러나는데, 먼저 왓슨은 의학박사지만 정치나 문학, 철학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가진 인물이다. 반면에 홈즈는 사립탐정이라는 자신의 일과 관련된 지식에 대해서는 해박하나 관계없는 지식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영국인다운 실용주의적 태도라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왓슨이 계몽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구시대의 지식인이라면 홈즈는 산업혁명이 꽃피다 못해 전 세계에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건설한 빅토리아 시대의 부르주아다. 그런 의미에서 홈즈의 수식어로 '건방진'은 '자신감 넘치는'으로 바꿔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계몽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백과사전식 지식, 다방면에 해박한 교양인은 프랑스적인 현상이었다. 또한 계몽주의는 정치적인 권위에 도전했던 광범위한 사상운동이었고, 권력과의 치열한 투쟁을 의미하였다. 이 운동의 상징이었던 백과전서가 프랑스에서 출판된 것이 1751년이었다. 왓슨은 그러한 시대의 잔영이 남아있는 교양인이다. 반면에 영국은 그러한 정치적 투쟁의 시기를 옛날에 겪었고, 현재는 전 세계에 식민지를 둔 자신감 넘치다 못해 해도지지 않고, 세계의 공장인데다가, 셰익스피어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대영제국이 된 시대였다. 그러니 이제는 다양한 교양이나 정치적 투쟁 보다는 그렇게 거대하게 축적된 부를 차지하는 실용적인 지식이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그래서 홈즈는 경찰에게 범인을 체포한 공로를 빼앗기면서도 권력과 권위에 반대하기 보다는 실용주의적 태도로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의 말을 인용하여 이 책의 마지막 발언을 한다. 그것은 사람들이 나를 보고 비웃을지라도 궤짝에 쌓인 돈을 볼 때, 내 마음은 뿌듯하도다.” 경찰관보다 더 능력이 뛰어나도 경찰이 될 생각은 없다. 왜냐하면 사립탐정의 수입이 더 낫기 때문인 것이다. 하기야 그 시대에는 회사가 전쟁도 하고 조약도 맺고 식민지도 개척하던 시절이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대영 제국의 영광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식민지 개척이 결국은 사익을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은 그 회사들이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동인도회사나 남아프리카회사 같은 회사들 말이다.

 

빅토리아 시대 영국을 대표하는 똑똑하고 논리적이며 돈 잘버는 부르주아 혹은 지식인의 표상이 셜록홈즈다. 비록 건방지지만 밉지 않은 건방짐,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 나오는 휴 그랜트 같은? 그런 그가 당시 영국인들의 열망을 대표하는 인물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혁명의 시대, 다방면에 뛰어난 교양인을 존경하는 구시대를 대표하는 왓슨이 제국의 시대이자 돈의 시대인 신시대를 대표하는 홈즈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 아니겠는가?

 

한편 <주홍색 연구> 이야기의 절반은 배경이 영국이 아니라 미국이다. 이 소설의 줄거리는 죽음의 문턱에서 몰몬교도들에게 구출되었지만 그들에게 핍박을 당해 죽는 노인과 처녀를 각각 장인과 아내로 둘 뻔했던 남자가 원수들을 살해한다는 내용이다. 본문에서 몰몬교도는 그 자신이 기독교도들의 탄압을 받아 서부로 이주해 황무지를 개척해 살았으면서 내부의 배신자들을 처단하는 비밀암살단을 만드는 등의 폭력적 모습을 보이며 일부다처제를 고수하는 폐습을 고수하는 집단으로 그려진다. 현대인들에게는 이러한 특정종교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담은 것이 뜬금없이 보이거나 거슬려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2011년 미국 버지니아 주에서는 <주홍색 연구>가 금서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인들에게는 이런 시각이 거부감 보다는 호감으로 작용하였을 수도 있다. 이를테면 혁명을 일으켜 왕의 목을 잘랐던 청교도들이 종교의 자유를 위해 네덜란드를 거쳐 미국에 가더니 영국에 대항해 독립을 하고, 자신들의 과거를 잊고 몰몬교들의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고 박해를 하고, 몰몬교도 들도 그들 내부에서 이견이 있는 자들을 박해하는 모습이 어쩌면 영국인들에게는 씁쓸하기도 하지만 통쾌하지는 않더라도 뭔가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느낌은 아니었을까? 그래서 책의 말미에 신문기사를 빌어 너희들 일은 너희들끼리 해결하고 영국으로 가져오지 마라! (너희들 그럴 줄 알았어. 대영제국의 품을 떠나니까 그런 일이 생기는거야. 싫다고 떠날 때는 언제고 왜 여기까지 와서 민폐를 끼치나? 위대한 영국의 수사관(혹은 탐정)이 있었기에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하기는 했지만.)”고 했던 것은 아닐까?

 

책의 제목인 <주홍색 연구>도 어쩌면 호손의 <주홍 글씨>에 나오는 주홍을 염두에 두고 붙인 제목일 것이다. 일단 주홍글씨가 1850년도에 나왔고, <주홍색 연구>1887년에 출간되었으므로 코난 도일이 <주홍글씨>를 읽었을 가능성은 높다. <주홍 글씨>에서 간통을 한 연인이 죽을 때까지 ‘Adultery(간통)’‘A’자를 달고 다니는데, 살인범이 시체 옆에 자신의 피로 써 놓은 ‘Rache(복수)’주홍 글씨이자 범죄를 상징한다. 간통한 여인은 보이는 글씨를 달고 살았지만 <주홍색 연구>의 살인범은 가슴 속에 복수를 위한 살의라는 주홍 글씨를 가슴에 묻고 살아온 셈이다. 간통한 여인도 기독교도(청교도=개신교도), 살인범도 기독교도(개신교도로 추정). 차이가 있다면 호손의 책은 죄의 본질이나 인간의 어두운 면등 철학적·심리적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코난 도일은 그런 문제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몰몬교도 문제나 살인범의 인생사에 대해 연민이나 성찰을 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겠으나 홈즈 자신은 그런 이야기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러니까 돈 잘 벌면 되지 뭐라는 식으로 마무리를 하지 않았을까? 게다가 그는 원래 문학이나 정치에는 관심이 없는 인물이지 않은가?(‘셜록홈즈 지식의 범위’(28)을 보라) 이게 바로 코난 도일 식의 실용주의다. 오지랖 넓게 철학이니 정치니 하는 것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그런 것들은 추리를 위한 배경에 불과하고 추리소설은 추리소설다운 재미를 갖추면 되는 것이다.

 

이것은 주홍색 연구입니다. (중략) 삶의 무채색 실 꾸러미 속에, 주홍빛 살인의 혈맥이 면면히 흐르고 있어요. 우리가 할 일은 그 실꾸리를 풀어서 살인의 혈맥을 찾아내어 그것을 가차 없이 드러내는 것입니다.” (71)

 

아서 코난 도일에게 삶은 무채색이었다. 1권 밖에 읽지 못했지만 아직까지 그의 소설도 무채색이다추리소설이라는 장르적 실용에 충실하다는 점을 빼고는 말이다하지만 그의 글에서 제국의 시대에 살았고 제국의 강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삶 자체가 감춰 질수는 없었다비록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현실이 무채색으로 보일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출처 : BookC의 冊戀愛談 (http://blog.naver.com/grun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대의 창>이 이렇게 멋진 책을 많이 낸 출판사인줄 미처 몰랐습니다. 읽었거나 갖고있거나 읽고 싶은 책이 정말 많네요. 언젠가 저도 <시대의 창>에서 책을 내고 싶은데... 그 날이 올까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수업 딜레마 - 나의 수업, 어디서 흔들리는가?
이규철 지음 / 맘에드림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12312013년의 마지막 날을 맞아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일기를 쓰는 것이었다. 일기에 지난 1년간의 삶을 되돌아보고, 반성도 해 보고, 신년 계획도 세워보고 하려니 너무 막연하고 방대한 작업이 될 것 같아 결국 나의 교사로서의 삶을 되돌아보게 해 줄만한 책을 읽고 서평을 써 보기로 했다. 그래서 택한 책이 바로 수업 딜레마. 본서를 진작 저자에게 선물을 받았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집어든 이유는 수업 딜레마에 빠져있으면서도 타성에 젖은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한 해의 마지막 날을 넘겨서는 안되겠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실제로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사실을 파악하는 능력을 가르치기 보다는 사실 자체를 가르쳤고, 학생들의 무지에 짜증을 냈으며, 학생들의 눈높이로 내려가기귀찮아 나 편한대로 수업을 했으며 저자가 그렇게 강조하는 협동학습은 절대로 하지 않는 강의 일변도의 지루한 수업을 해온 나. 이 책에 제시된 수많은 사례들과 정 반대로 하고 있는 내 수업이 부끄러워졌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서 보니 이 책 어느 부분에서도 무엇인가를 잘못하고 있다는 질책은 한 군데에서도 볼 수 없었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이 바로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비난이나 질책을 하지 않으면서도 수업에 흥미를 갖고 바람직한 행동을 하게 하는 방법이었는데, 그 방법 그대로 책을 저술했던 것이다. 저자는 나에게 잘못을 지적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깨닫게 되었던 것이고, 나는 저자의 충실한 학생이었던 것이다.

 

책 옆에 붙어 있는 색종이들은 바로 내 양심의 찔림의 표식들이다.

 

 

 

저자의 친필 서명이 또 양심을 아프게 한다. 내가 어둠 속의 빛이 되기는커녕 어둠 자체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저자는 항상 이런 식이다. 교사를 대하는 태도와 학생을 대하는 태도가 일치한다. 말(책의 내용)과 행동(수업)이 일치한다. 학생들을 야단치지 않고 칭찬만 하면서 의도한 수업을 해내듯, 교사들에게 쓴 소리 한 마디 안하면서 그들에게 본이 되는 수업을 하고 또, 스스로 깨닫게 만드는 이런 책을 써냈다. 저자 곁에서 10년 넘게 관찰한 결과가 그렇다. 저자는 20년 경력의 국어교사이면서도 항상 배우는 자세로 생활한다. 이 책 자체가 저자 혼자서 쓴 책이 아니다. 이 책의 후기를 보면 딱 60명의 교사의 이름이 나온다. 저자가 하나의 수업 이론을 세운 것이 아니라 수많은 좋은 교사들의 사례를 배워 의미를 부여하여 정리한 것이다. 저자의 수업 방식도 그렇다. 저자의 지식을 알려주기 보다는 수많은 학생들이 능력껏 참여해서 수업에 흥미를 느끼고 스스로 배우게 하는 수업을 한다. 그래서 그의 수업은 항상 시끌벅적하고 생동감이 넘치며, 그가 담당하는 학급은 항상 활기가 넘친다. 엎드려 자는 학생들 깨우기에 바쁜 내 수업과 얼마나 비교가 되는가!

 

저자가 강조하고 있는 바도 그러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마음인 것 같다. 저자는 지식을 다루지만 학생들의 욕구와 느낌, 관심에 집중해야 함을 강조한다. 학생들의 그러한 것들을 통해 굳게 닫힌 마음을 열어야 교과에 흥미가 없었던 학생들을 배움으로 초대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 책이 바로 나와 같은 교사(=학생)에게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교육계에서 유행하는 관계 중심 교육’, ‘교사도 함께 성장하는 수업’, ‘수평적인 소통등의 이야기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교사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것들을 수업 속에 녹여내려는 의지와 노력일진데, 저자의 이 책은 그러한 노력을 해야 겠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 각급 학교와 여러 교과 교사들이 등장하여 수많은 바람직한 수업 사례나 생각들을 이야기해 준다. 그리고 저자는 적절히 코치해 준다. ‘나 말고도 수업에 어려움을 겪고, 고민하는 교사들이 많구나. 그리고 노력하는 교사들이 정말 많구나하는 생각을 하다 보면 나도 좋은 교사가 되어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그런걸 보면 저자의 의도는 충분히 달성된 셈이다. 더 많은 교사들이 이러한 경험을 함께 했으면 하는 마음에 서평을 업 로드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대한 개츠비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영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 사서 읽었다. 다른 번역본으로 읽었을 때는 이 책이 왜 인기가 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는데 드디어 알게 되었다. 그런데, 영문판/미니북/엽서 세트 이벤트라니!! 억울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니체 전집 - 전21권 책세상 니체전집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니체편집위원회 감수 / 책세상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거 웬만하면 반값 행사 한 번만 더 합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 13 | 14 | 15 | 16 | 1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