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버터 계란 없이 만든 채식 베이킹 - 두유, 두부, 바나나, 식물성 오일로 만든 건강식 홈베이킹
박지영 지음 / 청출판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취미로 혼자 과자와 빵을 구운 지 벌써 사 년째다. 사 년째라고는 하지만 초반에 화르르 불타올라 베이킹도구 및 재료들을 사모았다가 한동안 시들시들 했다가 다시 잠시 불이 붙어 다시 몇 번 굽고 오븐을 방치해뒀다가 한 세월이 그만큼이라는 거다. 딱히 제과점에서 파는 빵과자가 못 미더워 직접 굽기 시작한 건 아니었다. 그냥 해보고 싶어서였다. 왠지 멋있어 보이기도 하고.
그런데 그렇게 직접 해먹으면서 괴로웠던 것이, 들어가는 설탕과 버터의 양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만들어서 먹어야 할까, 이렇게 몸에 좋지 않은 걸 굳이 만들어서까지 먹어야 하나. 그래서 발효빵이 아니면 사실 좀 저어하게 되었다.
누구든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직접 만들어 먹는 이유라는 것이, 내가 직접 만들어 먹어 느끼는 뿌듯함은 둘째 치고라도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지향이 아닐까. 그런데 아이로니컬하게도 그것이 길티 플레저가 되어 나를 괴롭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반가운 책이 나왔다. 채식주의자가 아니라 우유와 계란을 먹는 나로서도 우유 대신 두유를, 버터 대신 식물성 오일을, 계란 대신 두부를 넣는 이 레시피가 반갑다. 목록을 보아도 여느 베이킹북 못지 않은 막강함을 자랑한다. 왜 이런 책이 이제야 나왔나, 사 년 전에 오븐을 지르고도 간간이 해먹는 빵과자에도 괴로워했던 나는 갸웃거렸더랬다.
두유 초코칩 쿠키, 바나나 오트밀 쿠키, 올리브 포카치아, 사과 케이크를 만들어 맛나게 먹었다.
올리브 포카치아
요 위에 있는 사진은 올리브 포카치아 인증샷. 블랙 올리브 대신 냉장고에 있던 그린 올리브를, 그리고 방울 토마토를 반 갈라서, 그리고 놀고 있는 치즈를 잘라서 박아넣었다. 아무래도 만들자마자 먹는 게 제일 맛난다. 좀 묵혔다 먹으면 지나치게 딱딱해진다.
기본적인 베이킹 툴(계량스푼, 전자 저울) 정도만 있어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들이다. 재료가 간편하고, 쉽게 따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