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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링킹
캐럴라인 냅 지음, 고정아 옮김 / 나무처럼(알펍)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굳이 알코올중독자가 아니더라도, 이 지긋지긋한 중독의 이야기에 공감하리라. 이 책은 중독, 그리고 채워지지 않는 내면의 허기에 관한 처절하고도 아름다운 고백이다. 상처 입은 사람의 이야기는 역설적이게도 매혹적이고 아름답다. 그 아픔이 크고 깊을수록, 그 고백이 솔직할수록. 알코올 냄새가 코끝에 진동할 정도로 나를 정신없이 몰아쳐댄 책이었지만, 많은 위안을 받았다. 아, 이런 글쟁이 덕분에 책을 읽는다!
읽는 내내 캐럴라인 냅에 대한 깊은 공감과, 그녀 위에 겹쳐 보이는 나 자신의 모습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 무엇이 우리를 알코올에 잠식 당하게 하는가. 우선은 내면의 공허를 메우지 않고는, 내 안의 상처를 똑바로 직시하지 않고는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캐럴라인 냅은 너무 오랜 세월이 걸려 값 비싼 대가를 치르고 그 답을 얻어냈다. 이 책을, 알코올중독자가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읽어보길 바란다. 사랑과 소통을 열망하는 여자라면 더더욱. (결국 우리 모두가 되겠지)
불행히도 캐럴라인 냅은 이 책을 낸 지 7년 만인 2003년 폐암으로 사망했다. 절망과 맞서 싸우던 그녀가 마침내 마음의 평안을 되찾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