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파울로 코엘료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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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 같은 책들이 싫을 때가 있다. 진짜 인생을 살라고,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지는 대로 살지 말고 네 의지를 따르고 꿈을 실현시키라는 말들이 덧없는 아포리즘처럼 들릴 때가 있다. 삶에 오만한 이에게 지혜의 목소리는 헛소리로 들린다.

누구나 나락 앞에 서볼 때가 있을 것이다. 비록 떨어지지는 않더라도, 한번씩은 마음의 지옥을 경험할 것이다. 그럴 땐 무언가라도 간절하게 붙잡고 싶어진다. 법정 스님의 잠언이나, 공지영의 위로나 파울로 코엘료의 햇빛 같은 글들은 그럴 때 효력을 발휘한다. 그런 책들은 우리를 성공으로 이끌지 않는다. 다만,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딱 그만큼만 우리의 손을 잡아주고 땅에 주저앉히고 잠시 숨을 고르게 한다. 그럴 때, 잔소리는 비로소 마음의 빛이 되어 위무해준다...

진짜로 살아본 자의 말에는 에너지가 담겨 있다. 아무리 그 언어가 투박하고 거칠더라도 그 안에 진실의 힘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 힘은,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사람의 마음에 가 닿는다. <흐르는 강물처럼>을 읽으며 뭉클했던 몇몇 순간들에 그런 에너지를 느꼈다. 책에 나온 대로, "하루에 십오 분만이라도 인생에 대해 관조할 수 있"다면, 이렇게 몰아서 쉬고 위로받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것이 이 책에서 얻은 작지만 큰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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