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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독서 - 21세기 일본 베스트셀러의 6가지 유형을 분석하다!
사이토 미나코 지음, 김성민 옮김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책에 관한 책이 유행이다.
책에 관한 소설(<책 도둑> <바람의 그림자> <꿈꾸는 책들의 도시> <책벌레> <열세번째 이야기>)부터, 독서일기(<장정일의 독서일기> <책일기, 책읽기> 등등), 심지어 독서법(<책을 읽는 방법>)까지. 열성 독자는 책에 관해서라면 무엇이든 알고 싶어한다. 심지어 ** 출판사 편집매뉴얼까지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세상이 아닌가.
<취미는 독서> 역시 책 마니아에게 어필할 요소를 갖춘 책이다. 이 책은 다른 무엇도 아닌 '베스트셀러'를 해부한다. 그것도 아주 낱낱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책이 분석하는 베스트셀러가 우리나라 베스트셀러가 아닌 일본 베스트셀러라는 것이다. 물론 일본의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들 중 우리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책들도 꽤 되기 때문에 간간히 아는 책들이 나와 재미는 배가 된다. 그러니까, 굳이 이 책이 다루는 책들을 모르더라도 그렇게 재미가 없는 책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런데 그 분석/해부라는 것이 책을 쓰거나 만든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참 쓰라릴 만큼 신랄하고 조롱조다. 그렇다고 지은이가 베스트셀러를 우습게 보는 사람인가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이 책이 나오게 된 데는 지은이가 <월간백과>에 연재한, '베스트셀러 읽기 대행'을 하고 쓴 글이다. 지은이는 베스트셀러를 읽지도 않고 경멸하거나 우습게 보는 이들을 준엄하게 꾸짖는다. 소위 '먹물'이라는 이들이 베스트셀러의 부박함을 두고 출판계에 대해 비분강개하는데, 지은이는 이들에게 정신 차리라고 일갈한다. 애초에 책을 읽는 이들은 소수에 지나지 않으며, 출판계를 지탱해주는 이들은 베스트셀러를 읽는 '착한 독자'라는 것이 이 책의 설명.
이런저런 구구한 설명은 덮어두자. 다만, 이 책의 지은이의 설명이 꽤나 일리가 있다는 것은 이야기하고 싶다. 냉소적인 익살에 낄낄대지만 어느새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 책을 기획/편집하는 사람들은 한번쯤 읽어보는 게 어떨까? 이 책을 일종의 매뉴얼로 활용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베스트셀러의 사회학 비스무레한 건 맛볼 수 있을 터이다. 하지만 이 책은 무엇보다도 귀여운 독서 편력기다. 이름을 걸고 연재를 하는 글임에도, 눈치는 요만큼도 보지 않고 옳(다고 믿는)은 소리를 따박따박해대는. 그러니까 독서일기를 좋아하는 열성 독자들이 읽어도 재밌는 책이 될 것이다. 괜히 이 책이 나온 출판사 이름에 겁먹지 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