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기간 차 안에서 <그녀의 눈물 사용법>을 읽었다. 재미있는 소재들이 좀 덜 발효된 이야기들을 읽은 느낌이다. 4분의 3정도까지 신나게 따라가다가 맥이 풀려버리는 이야기들. <잘 가라, 서커스>에서 어떤 근성을 엿본 적이 있는 독자로서는 많이 아쉽다. <알리의 줄넘기> 같은 것은 장편으로 발전시켜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인물들의 면면도 그렇고, 스리슬쩍 마술적인 분위기도 착 가라앉은 다른 작품들과 달라 읽는 재미가 있었다. <잘 가라...>를 쓰기 위해 실제로 취재를 나섰다는 일화를 듣고 천운영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무언가를 끝까지 밀고 나가 끝장을 볼 것 같은 느낌을 줄 것 같았다. 다음번에는 그 칼을 좀더 깊이 쑤셔넣어도 될 것 같다. 그 중심을 관통해 빠져나온 칼끝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