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날 사랑하지 않아?
클레르 카스티용 지음, 김윤진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이가 들고부터는 고통스러운 영화 관람이나 독서는 피하게 되었다. 직장인들이 블록버스터에 열광하게 되는 이치를 알게 되었다는 말이다.

<왜 날 사랑하지 않아?>는 충분히를 넘어서 과하게 괴로운 한 인생에 대한 자기 변명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왜 날 사랑하지 않냐"고 징징거리는 이 남자의 변명은, 그러나 발랄하달까. 맥락은 좀 다르지만 <시계태엽오렌지>를 처음 보았을 때 그 느낌이었다. <Singing in the Rain>을 부르며 강간을 하는 장면을 보고 느낀 그 아이러니하고 기묘한 기분. <왜 날 사랑하지 않아?>를 공교롭게 함께 읽은 친구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둘다 한 가지에서는 일치했다. 이 '나쁜 남자'에게 묘하게 연민과 공감이 간다는 것. 위안까지는 아니지만, 그에게서 어떤 무엇을 받은 것 같은 느낌. 착하고 아름다운 것만이 마음의 양식이 되는 건 아니니까.

언제 다시 이 책을 집을진 모르겠지만, 이 묘한 기분을 한동안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