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근원수필 - 우리 문화예술론의 선구자들 근원 김용준 전집 1
김용준 지음 / 열화당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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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김용준 선생의 수필집이다. 50년도 더 된 책이지만, 몇 년전에 읽기 쉽게 좀 다듬어져 나왔기에 욕심을 내고 한 번 읽어 보았다.

사실, 난 수필집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니다.
왜냐.. 글쎄.. --;
글쓴이의 삶과 내 삶이 닮아 있지도 않은데, 그 사람의 경험과 생각에 공감도 잘 가지 않고, 사소한 일상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는 듯한 과장스러움이 못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 그런 수필집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왜 그렇지? 글쎄.. ^^;
아마도 내가 나이가 많이 들어 작가들의 경험에 공감도 많이 하고, 삶의 풍상을 많이 겪다보니 삶의 아주 작은 부분조차 큰 의미로 받아 들여졌기 때문이랄까..
한 마디로 나이가 좀 찼기 때문이라는 거지....

각설하고..
근원수필은 그의 여러 호 중 하나를 따서 이름지은 수필이다.
시대가 차이나다보니 단어도 어렵고 가끔씩 나오는 한시, 한문도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그래도 미술전공이라서 그런지 알게모르게 드는 친밀감은 어쩔 수없다. 거기에다가 그 분의 꼿꼿하고도 은근슬쩍 내비치는 부드러운 면모에 가끔씩 미소가 스며나오기도 한다.

작년에 아는 생님이 추천해 주시기도 한 책인데, 가슴을 쿠욱 찌르는 대목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삶의 활로를 사색하게끔 도와준 책이다. ㅋㅋ
어쨌거나 삶의 단편이 모여 삶이 이루어지는 게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 물론 잡동사니가 모여 훌륭한 한 편의 글이 되려면 그 분 말마따나 주체의 인격 수양부터 이루어져야겠지만..

반성.... 그리고..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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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스펜서 존슨 지음, 형선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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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작가의 작품이라 그런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와 구성도 비슷하고 책 두께도 비슷하고^^; 내용도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이지만, 무엇인지 모르게 많은 깨달음을 얻은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해지는 책.. 읽으면서 아.. 이 책 누군가에게 선물을 해 줬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 책.. 그리고 쓰지 않는 노트 한 곳에라도 좋은 글귀를 꼭 기록해 두고 싶은 책... 솔직히 이대로 실천하면 보다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뿌리 깊은) 의심은 들지만 다시 한 번 굳은 결심을 하고 하루를 시작하고 싶은 책...

하지만, 영어로 읽었으면 동음이의어의 묘미로 인해 좀더 와닿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 영어판으로도 나왔지만, 영어공부용이라면 모를까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고... 어쨌든 사람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게 조금 다를 수도 있고, 너무 무난한 내용이 아닌가 싶어서 이 책에 나오는 빌이나 리즈처럼 큰 변화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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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시일反 - 10인의 만화가가 꿈꾸는 차별 없는 세상 창비 인권만화 시리즈
박재동 외 지음 / 창비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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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에 눈뜬 사람은 나와 다른 사람, 나와 다른 문화를 만날 때 서로의 장점을 주고 받으려고 노력한다. 또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오늘의 나보다 내일의 내가 더 성숙하기를 기대하며 자신의 내면과 대화하고 싸운다. 그러나 이성에 눈뜨지 못한 인간은 자기완성이나 성숙을 위해 노력하는 대신 남과 자신을 비교하고 스스로 우월하다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 애쓴다.

-차이는 차별의 근거가 될 수 없다.-


10명의 만화가가 꿈꾸는 차별 없는 세상이라.. 역시 만화로 되어 있어서 그런지 집중도 잘 되고^^; 빠른 시간에 한 권을 다 읽었다. 보면서 내내 ‘여섯 개의 시선’이라는 영화가 떠올랐는데, 국가인권위원회가 대중의 '인권 감수성'을 발전시키기 위해 기획했다는 점, 옴니버스 형식으로 되어 있다는 점, 우리가 알게 모르게 지나쳐 버리는 사회비판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 점 등 여러 공통점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모두들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만화가들의 작품이라 그런지 많은 주제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산만하지 않고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좋은 책인 것 같다. 고 최옥란 씨의 삶을 각색한 유승하 작가의 작품을 읽을 때에는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또 최호철 작가의 작품을 읽을 때에는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너무도 부끄러워 그들에게 어떻게 사죄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마음이 많이 어지러웠다. 자라나는 우리 청소년들에게도 꼭 한 번 권해주고 싶은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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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빛나는 1%를 믿어준 사람 - Stories of Teachers Making a Difference
제인 블루스틴 지음, 도솔 옮김 / 푸른숲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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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많은 선생님들은 대학시절에 교육철학과 관련된 과목을 한 두과목쯤은 수강했을 것이다. 그리고는 역시 교육학은 고리타분하다는 생각을 하며 한자어로 가득한 두꺼운 책을 덮고(역시나 돈 아깝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아~~ --;) 딴짓만 하다가 시험기간이 되면 부랴부랴 철학자 이름 외우기로 마무리를 했던 기억..

나 또한 아이들의 선한 눈망울과 호기심어린 눈빛과 늘 함께 한다는 생각에 정말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물론 두꺼운 교육철학책을 공부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사실 교사로서 아이들을 어떻게 대할지, 마음가짐을 어떠해야 하는지, 교사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인지를 배우려면 250여 페이지 밖에 안되는 이 책을 읽어보는 게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

교직 생활을 하면서 예전 나의 학창 시절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달라진 현실에 좌절도 많이 하고, 닮고 싶지 않았던 딱딱한 교사가 되어가는 내 모습에 상처도 많이 받았다. 어떤 노력에도 변화되지 않는 아이들, 가끔씩은 깜짝 놀랄 정도로 이기적인 아이들을 보며 내가 뭘 할 수 있겠어..나의 무능력을 애써 정당화시키기에 급급했던 나날들.. 흔들리는 정체성으로 올바른 교사의 모습이 참으로 절실하게 필요했었는데, 책 안에 소개된 수많은 선생님들은 나에게 이런 길을 가라 손짓을 한다.

그렇게 거창하지도 않다. 격려의 말 한 마디가 한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 있고, 따뜻한 어루만짐이 아이의 상처를 곧바로 치료할 수 있으며 사랑으로 가득한 시선이 거센 반항의 몸짓을 잠재울 수 있다. 이런 일을 겪은 수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교사에게 가장 필요한 책인 것 같지만, 자식을 둔 부모도 이 책을 읽으면 많은 도움을 받을 것 같다.

책을 덮으면서 내 마음에 남아있는 선생님을 한 번 떠올려 보았다. 여러 분이 계시지만, 이 나이 되도록 아직 연락도 못드린 분이 대부분이다. 졸업한 제자들의 연락이 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면서 정작 나는 선생님께 연락 드리기를 소홀히 했으니.. 참 죄송스럽다. 안 그래도 연말인데 연하장도 부쳐 드리고 오랜만에 연락을 한 번 드려야겠다. 기억을 하시든 못하시든 흐뭇해하실 모습을 상상하니 나도 사알짝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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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 - 휴먼 다큐멘터리 3
헤이든 헤레라 지음, 김정아 옮김 / 민음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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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읽은 책은 다빈치에서 나온 <프리다 칼로&디에고 리베라> 였다. 그림이나 사진 자료의 풍부함과 질 좋은 내지, 깔끔한 책 구성으로 그 책을 사서 읽었는데, 지금은 이 책을 살걸 하는 후회가 든다. 모든 책이 장단점이 있겠지만, 앞의 책과는 아무래도 여러모로 차이가 났다. 그 책의 장단점은 앞의 책 리뷰에 실어놓았기에 여기에서는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을 몇 가지 정리해 본다.

우선 꼼꼼하고 치밀한 내용이 가장 맘에 들었다. 사실 한 인물의 발자취를 기록하는 이런 책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객관적인 사료 정리와 자세한 내용 기술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은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당시 시대적 배경과 인물들의 삶을 가능한 한 빠짐없이 담고자 한다. 수많은 프리다의 편지들.. 도발적이고 비속한 그녀의 언행들.. 그녀와 가깝게 지냈던 주위 여러 사람들의 증언들로 그녀가 마치 내 주위에 있는 인물인 것처럼 가깝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녀의 작품들 중 대표작만 선정해 앞에 묶어놓아 사실 좀 안타까웠다. 글을 읽는 도중 그림 설명이 나오면 책장을 이리 저리 넘기며 서로 견주어보다 보니 자주 글을 읽는 흐름이 끊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편집상의 문제가 아닐는지.. 조금 더 신경을 써서 많은 도판을 실어놓는다면, 그녀를 훨씬 더 잘 파악할 수 있을텐데.. 하지만, 이런 단점은 풍부한 내용이 보완해 주니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책을 읽기 전에는 충격적인 그림들만 보였다.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짐작할 수 없는 고통과 내면 깊이 우러나오는 열정이 담긴 그녀의 자화상이 눈에 들어왔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이제는 눈부신 그녀가 보인다.

수십번의 외과수술에도 절망하지 않고 고통과 직접 마주보았던 사람.. 나라면 그럴 수 있었을까? 그저 나에게 주어진 이 삶을 저주하며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짐이 되기 싫어서 일찍 삶을 포기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나도 그림을..? ^^; 아마 그녀도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의 고통이나 외로움, 절망을 극복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프리다는 그!녀!답게 자신의 인생을 장식했다. 나도 남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고 내 감정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야겠다. 한꺼번에 두 권의 책을 읽고 나니 이제, 영화에는 그녀가 어떻게 표현되어 있는지 궁금해졌다. 비디오로 빨리 나왔으면..

..프리다는 아름답다. 그리고 아주 세속적이다. 비속하다. 강하다.그리고 한 남자에게 한없이 약하다. 도발적이다. 거짓말을 잘한다. 소탈하다. 이중적이다..... 그녀는..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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