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받은 아나키즘
엠마 골드만 지음, 김시완 옮김 / 우물이있는집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산업혁명 이후 지구의 정신적인 공.자전방향은 완전히 반대방향으로 돌아선 것 같았을 것이다.
그러니 승차해 있는 과거의 우리는 얼마나 어지러웠을까.
그러나 대략 한 세기 뒤, 관성의 힘이 작용하기 시작하면서
하나 둘 눈에 무엇인가 보이기 시작해 정신을 차리고 나니
아뿔싸! 좋아진 것만큼 나빠진 것도 수도 없이 많음을 사람들은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 사람들의 모습의 스펙트럼 양끝의 성질은 아마도 이런 것이리라.

한쪽 : 탐욕이 이글거리고 미끼같은 것을 이용해 사람을 조종할 줄 알고 절대로 역지사지 할 줄 아는 능력이 없어 타인의 고통에 쇠보다 둔감하면서도 사리사욕을 만족시킬 수 있는 요소에 대한 후각이 뛰어나게 발달했으며 한치앞을 내다보는 건 바보짓이라고 생각하고 돈으로 만든 울타리에 대한 신용도가 100퍼센트에 다다르고 그런 자신의 입장을 변화시키려는 어떤 형태의 움직임에 대한 두려움을 폭력을 이용해 감추려는 형태의 인간.

다른 한쪽 : 본문에서 "어떤 형태로든 반란의 정신에 민감한 사람이다. 그 형태란 반대, 꼬치꼬치 따지기, 비판, 혁신의 정신이다. 그리고 아나키스트들은 자아중심적이고 개인주의적이며 자유를 무척이나 사랑한다. 또 호기심이 강해 뭐든지 알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이런 특성들에다 타인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고도로 발달한 도덕적 감수성, 정의에 대한 예민한 감각, 그리고 사명의식에 불타는 열정이라는 특성이 더해"진 형태의 인간.

 이제 책에서는 후자의 인간들이 그 시대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예술등의 환경에서 어떤 아픔을 느끼고 무엇을 하고자 했는지 기록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전자의 인간들에 의해 저주받게 된 작은 역사를 고백한다.

 "자유와 발전 그리고 기회가 있고, 무엇보다 평화와 휴식이 있을 때 인간 본성의 진짜 중요한 지배적 요소들이 무엇인지, 놀라운 잠재력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다." - 본문 중

간단해 '보이는' 저 상황을 만들어가는데에 우리는 수도 없이 이리저리 방황하고 있다.
그리고 고질라의 힘을 가진 방해물이 가로막고 있어서 더 어려움을 느낀다.
엠마 골드만은 그 여러 방해물중 두 가지를, 지성인으로부터는 주로 비현실적이다라는 비난, 대중으로부터는 폭력적이다라는 비난을 꼽기도 한다.
그것은 당장 책 편집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데,

아나키즘은 학설이 아니라 경향이라는 노엄 촘스키의 말을 책표지 뒷면에 맨 윗줄에 찍어놓고도,
글 시작 부분 해제란의 구승회교수는 "이 책을 통해서 엠마의 뜨거운 가슴을 느끼기에는 그녀와 우리는 시공간적으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더욱이 '그대 아나키스트가 되라!'고 설득하기에는 철학적 이론적 반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썼다.
그렇다면 구승회 교수는 촘스키와는 다른 의견이군.
그리고 이럴수가!!! "너무 멀다"니... 나같은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현실적이라는 공감을 했는데 말이다. 즉 우리는 같은 시간에서 다른 공간을 살고 있는 것이라는 말이 된다. 당신은 어디에 살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어설픈 아나키스트라고 커밍아웃하면서 이 책에 별점을 적게 준 독자들한테 엠마 골드만이 서문에 쓴 내용을 그대로 크고 또박또박한 목소리고 그저 읽어주고 싶을 뿐이다.
 "선전 분야에서 오래도록 일을 하면서 한가지 깨달은 사실이 있다. 아무리 교육을 해도 배우는 자는 자기 마음속으로 갈망하는 것만 수용한다는 사실이다."
자, 이제 여러분은 무엇이 보이고 어떤 문장에 줄을 그었는가, 아니면 이 책이 빨갱이의 세뇌용 홍보책자로 보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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