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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명언집 - 강하게 살아가게 하는 가르침
노다 교코 엮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영화 <2001:스페이스 오딧세이>에 삽입되어 오늘 날 잘 알려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클래식 문외한들에게도 트럼펫 서주로 시작하는 익숙한 명곡이 되었고, 니체의 동명 작품이 대중화되는 데 한 몫을 톡톡히 했다고 본다. 웅장함을 가지고 저음 깊숙한 곳부터 끌려나오는 듯한 울림으로 전율케 하는 곡의 분위기만큼이나 니체의 글 또한 일반적 지식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높은 위치에 있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니체는 1844년 독일에서 목사의 장남으로 태어나 25세의 나이로 스위스 바젤대학교 교수로 취임한다. 건강상의 이유로 교수직 퇴임이후 많은 명작들을 발간해 내고, 55세의 나이에 폐렴으로 숨을 거둔다. ‘니힐리즘(허무주의)’, ‘르상티망(복수심)’, ‘힘에의 의지’, ‘초인사상’, ‘영원회귀’ 등 독자적인 접근법으로 근대 철학의 벽을 허물며 전 세계 많은 철학자와 사상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그의 격언을 활용한 문장은 문학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신은 죽었다!’는 한마디로 대변되는 인물. 그러나 그만의 독특한 철학으로 셀 수 없이 많은 명언들을 작문한 작가. 작품들 속에 묻어나는 그의 철학 세계의 결정판 ‘니체 명언집’을 펼쳐보았다.
이 책은 ‘1. 자신을 높이라 2. 강하게 살라 3. 인간을 알라 4. 세계가 펼쳐지다 5. 앎을 의심하라 6. 사랑하라 7. 마음을 쉬게 하라’ 의 7가지 주제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다. 이 중 니체의 명언집이 가지는 제 1의 목적은 ‘강하게 살라’라는 가르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책은 명언의 한두 구절(많아야 대여섯 줄) 로 페이지를 채우고 있기 때문에 여백이 많고, 단어 몇 개 읽기만 하면 책장은 수월히 넘어간다.
앞서 언급한 니체의 사상들과 함께 종교적 절대성의 붕괴가 여실히 드러나는 명언들이 많다. 또한 선과 악의 절대성에 대해서도 부인하고 있으며, 범죄에 대한 사상도 현대의 사회통념에 위배되는 사상들을 많이 내포하고 있다. 때문에, 이 책은 ‘자아정체성’과 ‘세계관’이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이 읽기에는 위험한 발언들이 많다.
이 책의 저자는 니체의 명언들이 ‘지혜의 선물’이라 말하며 세상을 바로 보려는 눈, 균형 잡힌 생활을 위한 휴식, 큰 희망과 자신의 길을 여는 힘을 주리라고 말하지만 이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 니체가 문학계에서 인정받는 문호이며, 철학계의 대부라 할지라도 그것은 니체가 가진 사상에 동의하는 자들의 언어이다. 모두가 니체의 사상을 사회적 인식을 수용한다면 그 사회가 건강하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다만, 니체의 의식구조, 세계관, 가치관, 통찰력, 깊이 있는 사상이 진하게 묻어나오는 이 책은 니체에 대해 더 집약적인 이해를 구하는 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니체의 명언에 대해 관심이 있는 자나 문학과 격언의 연결고리에 대해 고민하는 자들에게도 좋은 서적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107 사상은 그 사람을 나타낸다
사과나무에는 사과만 달리듯이 사람에 따라 생각, 가치관, 어떤 사물에 대한 찬성과 반대, 확실하지 않은 무언가를 추론하는 방법이 각기 다르다. 이는 사람의 의지, 건강, 태어나서 자란 환경을 나타내는 것이며 서로 연관되고 이어져 있다.
[도덕의 계보] - 니체 (p.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