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페이퍼에서도 썼지만 최근 방사능 관련하여 정부와 과학자와 시민간의 불신과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사실 과학이 철저히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진실만을 이야기한다면 논란의 중심이 아니라 중재자가 될수도 있겠지만  사회가 객관으로만 운영되는것도 아닐뿐더러 무엇보다 과학 자체가 가치중립적일 수 없다고 보기 때문에 이러한 논란과 대립은 불가피할것으로 예상한다. 

마침 경향신문에 이와 관련되어 읽어볼만한 책들이 소개되어 잊지않기 위해 게재된 서평을 옮겨 놓는다. 책의 내용이 일방적인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지금까지의 과학이란 언제나 (반대편에서) 일방적이었다는 지적으로 방어막을 쳐놓는다. 
 
원문: 경향신문 20011-04-08 온라인판

 

 

 

 

 

 

 
시민과학-과학은 시민에게 복무하고 있는가?  앨런 어윈 / 당대

한국에서 수년간 벌어진 정치·사회 이슈의 특징은 ‘과학’이 쟁점이 되었다는 것이다. 2008년 광우병 문제나 2010년 천안함 사건 때 정치 논쟁 못지않게 뜨겁게 달구어진 게 과학 논쟁이다. 지금은 일본 원전 사고와 한반도의 방사능 안전성 문제를 두고 논쟁이 진행 중이다. 한국의 과학 논쟁은 주로 국가의 ‘지식-권력’에 복무 중인 과학자들이 제공하는 독점 정보를 ‘지식-권력’ 밖 과학자와 시민(소비자)들이 반증하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시민과학-과학은 시민에게 복무하고 있는가?>는 ‘과학시민권’이란 개념으로 과학기술과 시민의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시도의 책인데, 한국 상황에 비추어 요긴하게 읽을 수 있다. 영국 출신인 앨런 어윈 코펜하겐경영대학원 교수가 사례로 든 것은 1980~90년대 제초제 ‘2, 4, 5-T’, 광우병으로 알려진 소해면상뇌증(BSE), 유럽의 석유화학공장 안전·위해 문제다. 당시에도 과학적 안전성·타당성, 검증 여부가 논쟁 대상이었다.

어윈은 이 논쟁 과정의 양면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과학의 이데올로기 문제를 끄집어낸다. “대중의 히스테리나 비합리성을 말하는 것은 대중의 우려를 격하시키고 기존 정책 결정자들의 권위를 강화하는, 명백히 이데올로기적인 목적에 봉사하게 된다.” 특히 BSE 논쟁이 벌어졌을 때 영국은 한국의 ‘괴담’처럼 시민의 무지와 오해 탓이라 치부하는 일이 많았다. 어윈은 “과학적 조사는 정책 결정을 위한 가능성들을 열어준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기존 사회질서를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고 했다.

계급 문제도 놓여 있다. 위험 물질을 다루는 공장 주위에 사는 이들은 가난한 노동자들이지 공장 임원들이 아니다. 위험한 화학공장의 본질은 계급인데, 과학을 통한 위험 개념의 신비화로 이러한 본질을 가리고 있다는 문제도 지적한다.

과학기술은 인류의 진보와 인간적 가치의 침식 모두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어윈은 “과학의 이중적 속성을 피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근대가 우리에게 제기하는 도전”이라고 말한다. 과학과 시민 간 새로운 관계의 대안으로 네덜란드에서 1987년 처음 생겨 다른 유럽 국가로 확대된 ‘과학상점’을 제시한다. 공동체 기반의 연구단체다. ‘상점’이지만 상업적 동기가 없고, 의뢰인 집단은 연구비를 낼 능력이 없다. 예를 들어 주민들이 가스저장소가 토양오염과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의뢰하면 기술적 자문을 해주는 식이다. 시민지향성을 담고 있는 과학의 존재 필요성을 역설하는 사례다.

 

 

 

 

 

 



거짓말을 파는 스페셜리스트
  데이비드 프리드먼 / 지식갤러리

<거짓말을 파는 스페셜리스트>는 전문가들의 오류·조작 문제를 지적한다. 과학자들이 주로 비판의 대상이다. “전문가들이 이렇게 말한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같은 진부하고 낯익은 말들은 여전히 힘을 발휘한다. 하지만 지은이는 “가장 신뢰성이 높은 연구 결과조차 서로 상충되거나 오류로 판명되는 경우가 흔하다”며 여러 사례를 제시한다.

비타민D 보충영양제는 암 예방에 도움이 될까? 1999년 연구 결과는 “아니다”이다. 2006년엔 암발생률을 50%까지, 이듬해에는 75%까지 줄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2008년에는 다시, “아니다”가 연구결과였다. 비만의 원인과 결과에 관련된 요인은 3000여가지인데, 개별 전문가들은 보통 한두가지 요인에 초점을 맞춘다. 시민들은 오도될 수밖에 없다.

지은이가 주목한 것은 특히 조작 사례다.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조작도 주요 사례로 나온다. 대부분의 조작 사례에는 일류 연구저널과 권위있는 연구기관에서 발표되는 최고 수준 논문이 포함되어 있다. 갈릴레오, 뉴턴 등도 일부 관찰 결과가 실제 세계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류·조작·편견으로 얼룩진 과학자들의 이중성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까. “전문 지식에 관한 한 과학자들이 최고 수준에 있다고 보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그들의 지위가 얼마나 적합한지에 대해 적절하게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맹목을 피하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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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 제발 제발 2011-04-09 12:27 
    저도, 잊지 않고 찾아보려구요.특히 두 번째 책은 꼭이요.
 
 
감은빛 2011-04-12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토요일에 경향신문 기사 읽으며,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또 만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