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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verything 미디어에 혁신에 관한 거의 모든 시선 - 굿바이, 구텐베르크! 신문 책을 읽고 울다
허의도 지음 / 프리스마 / 2011년 6월
평점 :
저자가 처음부터 밝혔듯이 ‘기자’의 경험을 가지고 쓴 책이기에, 깊은 논의보다는 다방면에서의 주제를 다루고 있고, 목차의 그런 점 때문에 흥미로워 보여서 읽게 되었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내용이 다소 실망스럽습니다. 대부분 다른 책에서도 볼 수 있는 내용들이라는 점(2000년대 후반이나 2010년에 주로 생산된 논의들이라고 거칠게 엮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논의들이 3년이 지난 지금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인상을 풍긴다는 점에서 자유롭기 힘든 내용들이 많습니다. 인간의 근본적인 질문 –뉴미디어 시대에 인간은 주체로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고, 어떻게 타인과, 혹은 세상과 관계맺음 할 것인지, 혹은 인간이 ‘주체’로서 존재할 수는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한 복잡한 문제 해결은 기대하지 않겠지만, 단기간의 전망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많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물론 ‘책은 죽었다’는 선언이 단지 ebook의 성공 때문이 아니라 ‘안티 북’이라고 불릴만한 책답지 못한 책들을 보고도 이루어져야 함을 지적하거나, 인쇄본 책의 ‘핵심’을 되살리자는 주장을 ‘장기이식’에 비유하는 부분 등 참신하게 읽히는 부분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미디어의 디지털화에 대한 기본적인 낙관주의, 그리고 그것을 대부분 수용자의 입장보다는 그것으로 이윤을 창출하는 쪽의 ‘사업 아이템’으로 평가하려는 시각이 더 드러나 있다는 점, 미디어의 디지털화가 가져다줄 인간의 인지 및 의식의 변화나 사회, 정치, 경제적 변화에 대한 얕은(shallow) 분석은 아쉽다는 말로밖에는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더 흘렀고, 이야기는 더 낡은 것으로 들릴지라도 지금까지 놀라운 통찰을 가져다주는 같은 분야의 저서들이 있기에(책에서도 인용한 『재매개』와 같은 책이 대표적일 것입니다) 그런 책을 읽고 배울 것이 더 많다는 생각도 듭니다. 때문에 저자의 노력을 평가 절하할 수는 없지만, 평소 이 분야를 통찰할 수 있는 지식에 목말랐던 독자로서는 만족스러운 오아시스를 찾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