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빚더미가 몰려온다 - 최악의 시나리오로 내달리는 한국경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박종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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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이 복잡한 경제학적 논의를 저자의 학문적 내공과 기자로서의 경험 덕분에 쉽게 설명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필자도 역시 동감하는 부분이지만, 사실 필자는 저자의 이야기가 이토록 어렵지 않게들리는 이유는, 그가 지극히 상식적인 논의로 현재 한국경제가 처한 난관과 이를 극복하려고 시도하는 잘못된 방법들을 꼬집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선진국이 하는 것이라면 무조건 따라하고 보는 선진국병에 걸린 우리나라의 정책 결정자들이 이미 실패한 것으로 판명된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을 답습하는 모습은 경제 전문가가 아니라 기초적인 거시경제지식을 가지고 있는 대학교 학부생 수준에서 보기에도 안타깝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저자가 중간에 소개한 헨리 포드가 노동자들을 위하는 인도주의적인 발상이 아니라 철저하게 자본가의 입장에서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과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했던 것처럼, 현재의 경제 위기를 빠져나오기 위해서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의 고전적인 처방들 부자 위주의 감세와 시장 규제의 약화 및 국제무역에서의 장벽 철폐, 금융 위주의 경기부양-이나 이도저도 아닌 직접적인 환율개입이나 비효율적인 연고주의식 특혜주기 등이 절대로 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이념적 차이를 넘어서 동의할 수 있는 일일 것입니다(물론 직접적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면 판단은 달라지겠지만,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본다면). 또한 폭탄돌리기에 다름 아닌 부채 떠안기 식의 일시적인 경기 부양은, 특히 그 부채를 떠안는 주체들이 경기 부양의 일환으로 부동산 거품이나 주식시장 과열 등을 조장하여 그 결과 생긴 빚과 함께 경제 위기로 인한 생계형 부채가 맞물린 가계라면, 한 번 터지면 장기적으로 수습하기 힘든 핵폭탄과 같은 위험물로 운을 건 게임을 하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의 경제신문들 기사만 읽다 보면 이러한 폭탄돌리기의 심각성을 인지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상식적이고 균형 잡힌 경제진단을 할 수 있는 저자와 같은 사람들의 분석을 조금이라도 들어본다면 아마 최근의 위기를 바라볼 좀 더 건전한 시각이 길러질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출간된 지 2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유효한 저자의 목소리를 귀기울여 들을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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