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신화다 - 기독교의 신은 이교도의 신인가
티모시 프리크 & 피터 갠디 지음, 승영조 옮김 / 미지북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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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영향력이 얼마나 강력한 지 생각해 볼 때, 예수에 대한 '다른 해석' 정도를 넘어서 기독교 인들이 믿는 성경의 내용 자체가 그리스 로마 신화나 북유럽 신화처럼 하나의 신화로 이해되는 것이 더욱 적절하며 심지어 이 '신화'가 독창적인 발명품도 아니고 '오시리스-디오니소스' 미스테리아(미스테리아는 비밀스러운 교리 혹은 가르침 정도로 의역되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의 유대인 버전에 불과하다는 저자들의 주장은, 저자들의 입장이 무엇이든간에 상당한 용기 없이는 내세우기 힘든 종류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자들이 이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얼마나 논리적으로 잘 풀어나갈 지 처음에는 다소 회의적이기도 했지만 책의 내용을 읽어볼수록 많은 문헌들을 참고하고 비약이나 억측보다는 꽤 객관적인 근거에 의해서 전개되는 주장이라는 점에서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자들의 의견에 100% 동의할 수는 없을 것이고 저자들도 단순한 유사성만으로 'A가 B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는 것이 바로 증명되는 식의 논리는 신빙성이 없다는 비판부터 독실한 기독교인들의 '이 모든 것이 사기극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예상하면서 책을 썼을 것입니다. 그래서 중간에 절판된 후 다시 출간된 것이기도 하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자들이 밝힌 '오시리스-디오니소스 미스테리아'와 기독교 교리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좀 더 근본적인 문제 즉, '종교'와 '과학(적 탐구)'의 대립에 대한 문제도 생각해 볼 여지가 있기에 이러한 문제제기가 단순히 기독교를 옹호하거나 부정하는 차원을 넘어서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들의 주장대로 신화적인 내용을 역사적으로, 교조적으로 해석하려다보니 사실과 역사에 근거한 탐구들이 교리의 내용을 반박할 때 그것들에 등을 돌려버릴 수밖에 없는 것이 과학을 부정하는 종교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저자들이 찾아낸 '오시리스-디오니소스' 미스테리아는 맹목적 믿음보다는 앎을 추구하기에,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아는 것과 서로 모순되지 않은 신앙생활이 이루어졌습니다. 오늘날까지도 여러 쟁점에서 서로 타협의 여지는 전혀 없을 것 같이 대립하는 두 쌍에게 고대 종교가 추구하였던 방향은 분명히 참고할만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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