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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민영화 논쟁과 한국의료의 미래 - 죽어도 아프지 마라, 아프면 죽는다
이상이 외 지음 / 밈 / 2008년 9월
평점 :
2103년에 철도 민영화 논란이 있었을 때, 다른 공공부문의 민영화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의견들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때 의료민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빠뜨릴 수 없는 주제로 등장했는데요, 아는 사람의 권유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의료민영화에 반대하고 대한민국 의료가 오히려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분명하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논의 자체는 '편향될' 수밖에 없겠죠. 중요한 것은 왜 공공성이 강화되어야 하는지 독자들을 설득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이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는 것이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의료관련 용어들이 일반인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점이 많고, 건강보험이나 의료보험을 누구나 납부하면서도 막상 그것들이 어떤 틀 안에서 기능하는 지 종합적으로 살펴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책에서는 의료서비스제공체계와 의료재정체계의 두 축으로 나누어서 미국식의 시장중심적 의료체계와 북서유럽 복지국가(영국도 의료에서는 여기에 포함됩니다)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의료체계의 차이점을 드러내고 그 중에서도 한국의료모델이 구분을 세분화 했을 때 대만 등과 같이 독자적인 모델로 거듭날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측면에서 공공성이 강화되어야 하는 지 책에서 나름대로의 답을 주고 있기도 하고요.
결론이, 물론 현실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고려한다면 어떠한 변화도 그다지 현실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의료행위를 하고 있는 현직 의사들의 시각에서 도출되어서 그런 지 일반 독자가 느끼기에는 상당히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소한 비현실적이고 유토피아적이라는 비판은 유효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대한민국 의료체계가 어떠한 길을 걸을 지 확정된 것은 없지만 저자들의 바람과는 다소 동떨어진 방향으로 전개되는 정책 방향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데 있어서 이 책이 여러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