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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경제학 - 경제 위기의 시대에 다시 읽는 현대 경제 사상
신희영 지음 / 이매진 / 2013년 4월
평점 :
저자가 미국 금융위기 이후 상당한 규모로 진행되었던 월스트리트 점거 운동에 즈음해서 현대 경제사상의 흐름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논문을 읽고 이 책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게 되었습니다. 논문의 내용과 책의 내용은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었습니다. 첫 부분에서는 미국발 금융위기, 유럽의 재정위기 등이 일어난 원인과 당시 각국의 중앙은행이나 정부가 이에 대응했던 방식에 대한 평가, 그리고 올바른 대처 방안에 대한 조언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 후에는 데이비드 리카도, 칼 맑스, 케인스, 민스키, 칼레츠키 등의 경제학자들이 경제사상사에서 기여한 바와 그 한계점에 대한 서술 및 오늘날 경제상황 혹은 현 한국경제상황에서 적용 가능한 '교훈'이 있는지를 탐구하는 장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저자의 논의는 진부하지 않고, 자신만의 시각으로 각 사상가들의 핵심이나 한계점을 날카롭게 지적한 부분도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미시, 거시 경제학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논의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큰 어려움이 없다는 점은 독자들에게 있어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물론 경제학적 배경지식이 없어도 텍스트를 꼼꼼하게 읽다 보면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충분히 흡수하기 위해서는 학부생 수준의 배경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책과 차별화된 신선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점을 책을 시작하면서 더 분명히 명시하거나, 좀 더 책의 내용을 일반 독자들에게 덜 부담이 가도록 썼다면 더 좋은 책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