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 - 세상을 조종해온 세 가지 논리
앨버트 O. 허시먼 지음, 이근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평소에 레토릭(수사학)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눈에 들어온 책입니다.

 

레토릭에 대한 책들이 대부분 다양한 사례들을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는데 이 책은 다양한 사례 속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세 가지 원리(역효과 이론, 무용이론, 위험 이론)가 도출되고 이것들이 다양하게 반복, 변주되는 과정을 나름대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려고 시도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집니다. 그리고 그러한 주장들이 '끼워 맞추기' 수준을 넘어서 독자에게 꽤 설득력있게 들립니다. 저자는 보통선거권의 확대, 프랑스 혁명, 복지국가에 대한 찬 반 논란 등의 거시적인 수준에서 이런 수사법들이 등장하는 맥락을 다루었으며 언론보다는 학자들이 학문적 저작물을 통해 나타난 주장들을 중점적으로 검토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수사법은 훨씬 '미시적으로' 작동할 수도 있으며, 학계를 넘어서 언론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된다는 점을 현실을 되돌아본다면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현실 정치 상황에 적용시켜봐도 이러한 3가지 원리가 여전히 보수적 관점을 견지하는 논객이나 언론에 의해 애용되고 있음을 생각해 볼 때, 읽는 재미가 더 큰 것 같습니다. 다만 책에서 이야기하는 '보수적 레토릭'들이 왜 단순하지만 파급력을 갖는지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으시다면 프레이밍이나 점화 효과 이론에 대해 설명한 책들을 참고하시면서 '커뮤니케이션학'에서 본 수사학 관련 서적들을 참고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저자는 본디 경제학자이다보니 인지과학이나 효과 이론의 측면에서 레토릭을 고찰하고 있지는 않죠. 이러한 측면에서까지 고려해본다면 저자의 주장이, 독자의 정치적 입장이 무엇이든, 더 귀담아 들을만한 것이라고 느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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