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뭐든 ‘누구 것인가‘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요. 누구 땅, 누구 집, 누구 밥, 쓰레기라도 말이죠. 뭐가 되었건 다른 사람 걸 침범하면 싫어해요."
"뭐라고냥? 그게 지금 할 소리다냥? 고양이들이 남의 쓰레기를 먹고 싶어서 먹는 게 아니다냥. 숲, 들판, 시냇물까지 몽땅 시멘트로 덮어 버려서 우리가 사냥도 못 하게 만들어 버린 건 사람들이다냥. 적반하장이란 말도 모른다냥?" - P68

내 작은 노력을 이렇게 행복하게받아 주는 사장님한테 고마웠다. 사장님은 매일 공부도 안 하고 게으르게 잠만 자고 예쁜 척이나 하고, 무엇보다 쓸모없는 행동만 하는데도 사랑스럽기만 하다. 꼭 공부를 잘하거나 돈이 많거나 젊고 건강하거나 쓸모 있는 행동을 해야만 사랑받는 건 아니란 사실을 사장님을 보며 느꼈다. 아무것도 잘하는 게 없어도, 사람 눈에 쓸모없어 보이는 행동만 해도, 나에게 아무 이익을 주지 않아도 그냥 존재 자체로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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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집사, 자네 선택해 보게냥. 엄마가 없는 고생, 아빠가 없는 고생, 아니면 돈없는 고생, 태어나 보니 나라가 없는 고생, 집이 없어서 길에서살아야 하는 고생, 먹을 게 없어서 음식물 쓰레기를 훔쳐야 하는 고생, 이중에서 한 가지만 고른다면 뭘 고르겠냥?" - P50

"사람은 돈 없으면 꿈도 못 꿔요. 어제 선생님이 꿈이 뭐냐고 물어보는데 대답 안 했어요. 그런 철없는 질문 정말 딱 질색이에요. 전요, 돈 많이 벌고 싶어요. 가족이 헤어지면 다 소용없잖아요. 돈이 있어야 가족도 뭉칠 수 있잖아요."
"돈 고생이 제일 쉬운 고생이다냥."
돈 걱정할 필요 없는 부자가 일단 꿈을 크게 가지라고 하는것 만큼이나 짜증 나는 말이었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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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에 실제로 자살했던 아이의 유서는 세간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 아이의 유서에는 딱 네 글자, "이제 됐어?"가 적혀 있었다고 하고, 아이는 전교 1등 성적표를 끝으로 삶을 마감했다고 합니다. 너무도가슴 아픈 일입니다. - P120

부모들부터 생기 넘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부모 자신의 삶에서 희망을 만들고 사회에 함께 기여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일 때, 아이들은 희망을 가집니다. 부모의 고생을 자식이 아닌 다른 사회적 관계의 현장에서 희생이 아닌 봉사와 헌신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도 부모를 보고, 어른을 보고 삶이 그저 생존하기 위한것,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함께하고 기여하는 것이라는 점을 압니다. 그래서 역사가 발전하면서 모두가 과거보다 행복한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기쁨에 대해서도 알게 됩니다.
부모도 새롭게 공부하고 부모의 삶에서 희망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더 행복한 삶,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분투하는 것도 아이들에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 삶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대한 역사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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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말을 간추려 보면 "네 잘못이야."와 "잊어버려." 이 두 마디인 셈이지요. 하지만 나는 둘 다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어떻게 도둑맞은 게 도둑 잘못이 아니라 도둑맞은 사람 잘못일 수 있나요?
그리고 억울한 일을 어떻게 금세 잊어버려요? 나는 어머니, 아버지를 사랑하지만 이치에 안 맞는 말까지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 P31

"나무하고 장작 패는 일은 제가 할게요."
우리 아버지는 마음이 넓은 분인데, 가끔 안 그럴 때도 있는 모양입니다. "윤수야, 넌 여자가 왜 그러니? 누가 너더러 그런 일하래?"
나는 놀랐습니다. 아버지 입에서 "여자가"라는 말이 나올 줄은 정말 몰랐거든요. 아버지도 어쩔 수 없는 ‘꼰대‘라는 걸 진즉에 알았어야 했나 봅니다. - P58

한 어린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합니다. 착한 사람, 말썽꾸러기 등 여러 이웃과 마을 사람은 물론이요, 강아지와 소, 병아리도 필요합니다. 길, 강, 들, 산, 논밭 역시 있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문학 작품에도 온마을이 살아 있어야 생명력이 오래갈 수 있고, 넓은 공감을 얻게 됩니다. - P100

나는 오늘을 사는 어른들에게 말해 주고 싶습니다. 가끔은 아이들을 귀여워하며 ‘바라보지‘만 말고, 그 삶과 마음속으로 ‘들어가‘ 보라고요.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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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디게는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 생각해 본 적 없었다. 무언가를 좋아해도 된다고 아무도 말해 주지 않았다. 세디게의 세상에는 하면 안 되는 것과 할 수 없는 것들만이 남아 있었다. 세디게가 무심히 입을 열어 말했다.
"나는 학교가 좋아. 아무도 떠나지 않는 학교." - P111

"처음 보는 사람이었어. 그 사람도 나를 모르는 거 같았어. 그냥 아무나 걸려라, 누구든 상관없다, 그랬던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런데 아니었어."
언니가 말을 멈추고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기다렸던 거야, 나 같은 사람을, 자기가 함부로 할 수 있는 사람을." - P132

"묻잖아, 괜찮으냐고?"
괜찮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괜찮지 않았다. 앞으로 더괜찮지 않을까 봐 날마다 속이 졸아들었다. 이제 할머니도 없고, 엄마는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면서 웃었다. 엄마에게는 돌아갈 고향도 있었다. 나는 아니었다. 여기서도, 거기서도 나는 괜찮지 않았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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