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디게는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 생각해 본 적 없었다. 무언가를 좋아해도 된다고 아무도 말해 주지 않았다. 세디게의 세상에는 하면 안 되는 것과 할 수 없는 것들만이 남아 있었다. 세디게가 무심히 입을 열어 말했다.
"나는 학교가 좋아. 아무도 떠나지 않는 학교." - P111

"처음 보는 사람이었어. 그 사람도 나를 모르는 거 같았어. 그냥 아무나 걸려라, 누구든 상관없다, 그랬던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런데 아니었어."
언니가 말을 멈추고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기다렸던 거야, 나 같은 사람을, 자기가 함부로 할 수 있는 사람을." - P132

"묻잖아, 괜찮으냐고?"
괜찮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괜찮지 않았다. 앞으로 더괜찮지 않을까 봐 날마다 속이 졸아들었다. 이제 할머니도 없고, 엄마는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면서 웃었다. 엄마에게는 돌아갈 고향도 있었다. 나는 아니었다. 여기서도, 거기서도 나는 괜찮지 않았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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