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블랙아웃
마크 엘스베르크 지음, 백종유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6년 4월
평점 :
판매중지


평과 별점이 굉장히 좋길래 위시리스트에 올려둔 책입니다.

하나같이 너무 좋고 제대로된 리뷰보다는 기대평이 많고 특정 날짜에 집중되어 있기에

미심쩍긴 했어요. 그래도 읽어봐야 아는 것 아닙니까? ㅎㅎㅎ

재미 없는 걸 읽으려니 고통스러웠습니다.


과거에 뛰어난 해커였으나 지금은 평범하게 사는 이탈리아 남자 만자노와

CNN 기자 섀넌이 우연히 얽히면서

유럽 전역에 발생한 블랙아웃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어떤 집단의 테러임을 밝히고 우여곡절을 겪으며 해결해나갑니다.


일반인이 유로폴도 파악하지 못한 음모를 알아내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결하는 이야기는 - 멍청한 유로폴이 그를 범인으로 오해하는 것도 - 매우 헐리웃스럽죠.

안그래도 그 공식에 충실해 사방팔방을 돌아다니며 모험을 벌이고

뜬금없는 로맨스도 나오고 그렇습니다.


차라리 블랙아웃이 벌어진 현실을 끔찍스럽게 그리던지

아니면 정말 재미난 스릴러로 그리던지 하나만 선택했다면 나았을 것을...

재난 소설도 스릴러도 놓치지 않으려다가 죽도 밥도 안 된 경우 같습니다.


말미에서 작가 스스로도 고백하듯이 스릴러를 위해 개연성은 포기하고 있죠.

그래서 석기 시대로 돌아간 듯한 재난 상황 같다가도

주인공이 필요할 때마다 전기가 들어오고 인터넷이 되는 등 일관성이 없습니다.

또 여기저기서 발생하는 비극에 주인공을 꼭 넣다보니

뜬금없이 도망가고 추적하고 숨고...

첨부터 독자들은 다 눈치챈 사실도 극진행을 위해 나중에야 밝혀지는 건 애교입니다.

이게 영화라면 개연성이 심히 떨어져도 눈이 즐거운 액션이나 볼거리들이 있으니 괜찮죠.

그걸 책으로 보고 있자니...


책을 읽는 도중에 이게 말이 돼? 그러면서 불평을 해댔더니

남편이 왜 그만 읽지 않는 거냐고 하더군요.

끝까지 읽어야 재미없으면 없다고 말할 수 있으니까 읽는다고 했습니다.

나머지 15%에서 급반전이 일어나거나 무지 흥미로운 사건이 터지면 어쩝니까.

그러나 기대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별 한 개를 주면 역시 알바로 보일까봐 결론은 별 두개를 주는 것으로....


책을 읽기 전에 블랙아웃이란 설정을 놓고 남편과 나눈 이야기가 더 공포스러웠어요.

책이 그만큼의 충격도 주지 못했다는 게 심히 안타깝습니다.

작가가 등장시킨 소재 중에 실제로 발생했던 일도 있었으니 영 허구는 아닌데다

충분히 매력적인 소재들인데 좋은 재료들을 버무려 못 먹을 음식을 만들어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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