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대망 1 대망 1
야마오카 소하치 지음, 박재희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4년 4월
평점 :
판매중지


남자도 마찬가지겠지만

난세에 여자들의 삶이란 얼마나 기구한지 확인하게 되었다.

한 달을 질질 끌다가 결국 완독해서 기쁜 책.


- 신문 연재 소설이라 재미있음.

- 막장 드라마 + 로설 같은 이야기도 재미의 한 요소

- 아무데나 소변 갈기는 당돌한 꼬맹이 다케치요가 나중에 자라서 누가 되나 찾아봤다가 ㅎㄷㄷ

- 멋지다는 말 많이 들은 노부나가가 생각보다 비호감이어서 실망. (코딱지를 6번이나 튕기다니.. 헉)

- 일본의 흑치 풍습

- 일본에 우유로 치즈를 만드는 걸 아는 사람들이 있었음. 깜놀.

- 흑설탕도 있었다니...

- 결혼하는 나이들이 너무 이름. 할머니가 40대.. ㅠㅠ


이건 그냥 잡감상이고 생각보다 밑줄 친 구절들이 많음.

음식맛의 좋고 나쁨은 그 진기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 씹는 데 있다. 잘 씹어 몇 번이고 혓바닥으로 고쳐 맛보면 보리 한 톨에도 이루 말할 수 없는 맛이 있다. 인생이나 싸움도 그것과 마찬가지일 게 틀림없다.

인간의 생애에는 중대한 위기가 세 번 있다. 아이에서 어른이 될 무렵의 무분별한 색정, 그리고 장년기의 혈기만 믿는 투쟁심, 불혹을 넘어서 자신이 이제 완성되었다고 생각하는 자만심

예전의 남녀들은 온몸을 다하여 사랑하는 슬프고도 맑은 삶을 살았으나, 이제는 사랑도 여자도 살아남기 위한 가문의 도구로 그 가치가 바뀌어버렸다. 여자를 보내고 여자를 맞이해 오늘의 싸움을 약하게 하고, 내일은 자기 자손을 적 속에 퍼뜨리려 한다. 그것은 높은 정감의 세계에서 너무도 비참한 이성으로의 전락이었다.

일그러진 시대는 그대로 일그러진 사람을 만든다. 이미 혈육의 살상을 도리에 어긋나는 일로 여기지 않는 난세였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온갖 모략이 필요했다. 그러한 의미에서 하루의 양식을 위해 허덕이는 농민이나 영주나 모두 평등했다. 그처럼 역사상 보기드문 난세에 태어난 것이다.

"어미는……사랑하는 남편과 자식을 잃지 않아도 되는 평화로운 세상을 원한다. 그런 세상을 만드는 것이 여자의 임무라고 생각해."   "평화로운 세상을……"   "그래. 싸우고 미워하고 미움받는 이 끝없는 아비(阿鼻)지옥. 남자 손으로는 이 지옥을 끊을 수 없어. 너는 아직 그것을 모르겠느냐?"

아이를 낳고 쫓겨난다……그렇다면 그들의 어머니 게요인의 운명과 너무나도 흡사하다. 어머니도 가엾고 오다이도 가엾고 오쿠니도 가엾다고 생각하노라니, 그 생각은 이윽고 남자에게로, 인간 모두에게로 돌아간다. 남자들 역시 좋아서 싸우고 여자를 괴롭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싸움을 피하기 위해 괴롭히는 경우가 더 많을지도 모른다…… 여성 멸시 풍조는 어쩌면 사랑하는 여자를 강탈당했을 때의 고통을 예상하고 애써 슬퍼할 것 없다고 스스로에게 타이르는 억지수단인지도 모른다.

서로 믿는 마음……이라기보다 서로 믿을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인 것이다. 인간이 만들기 때문에 나라라고 하며, 신이 없으면 짐승세계……라고 나는 생각한다. 짐승세계에서는 식이 있어도 싸움이 그치지 않아 살아갈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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