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우야.
-네?
-전염병이 길어져서 힘들지?
-아니요.
-응?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 귀를 세웠다.
-잘됐다고 생각했어요.
-뭐?
-다들 밖에 못 나가니까.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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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 복수?

ㆍ좋은 이웃이 되겠습니다.
나는 그 문장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그러곤 시선을 떼지 않은채 손을 살짝 비벼서 손바닥에 남은 알코올 양을 확인했다. 이윽고 "땡" 소리와 함께 승강기 문이 열렸다. 나는 그 순간을 놓치지않고, 밖으로 걸어나가며 손바닥에 묻은 알코올을 게시물 위로스치듯 쓰윽 문질렀다. 알코올에 젖은 종이가 울고 글씨가 번지는 게 상상됐지만 고개 돌려 굳이 확인하지 않았다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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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팁을 가져간 뒤로 한 번도 거르지 않은 일인데, 막상 이곳을 떠나려 하니 이상하게 이 집에 돈은 놓아둘 수 있어도 감사 인사만은 남기고 싶지 않단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사흘 전 거실에서 사라진 집모형을 생각하니 더 그랬다. 자리에 선 채 몇 번 망설이다 결국감사 인사가 적힌 쪽지를 바지 주머니에 구겨넣고 침대 위에 돈만 남겨두고 숙실을 빠져나왔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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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가 다시 양보하는 투로 물었다.
-당분간 내가 대신 보내드릴까?
-됐어, 내가 알아서 한다니까!
평소답지 않게 언성을 높이자 지호도 기분이 상했는지 차갑게돌아섰다. 그러곤 낯선 투로 조용히 한마디 툭 던졌는데, 그 말이내 가슴을 몹시 아프게 후볐다.
-그럼 정말 알아서 하든지 아님 그냥 고맙다고 하든지. 둘중 하나만 하자.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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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뒤 매일 아침 종이에 감사 인사를 적는 건 내 주요 일과 중하나가 됐다. 처음에는 모든 글자가 낯설어 어려웠는데 반복해적다보니 점점 글자 모양도 예쁘게 잡히고 쓰는 속도도 빨라졌다. 나는 날마다 수양하는 마음으로 ‘감사합니다‘를 썼다. 어느땐 공들여서, 또 어떤 땐 전혀 고마운 마음 없이 기계적으로 썼다. 팁에 따라 숙소 상태는 자주 바뀌었다. 액수가 큰 날은 침구가 새것으로 싹 교체된다든지, 꽃병 개수가 는다든지 하는 식이있다. 그렇지만 나는 기쁘다기보다 서운했다. 나는 잔돈을 놓을때도 큰돈을 둘 때도 항상 똑같이 고맙다고 적는데 팁에 따라 태도를 확 바꾸는 그녀가 거북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데도 그랬다. 그후로도 숙소에서 종종 그녀와 마주쳤지만 나는 아무 일없던 양 웃으며 합장했다. 그건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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