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닮은 구석

지난해 가을이라니. 세상에. 그래서 그걸 하느라 보증금을다 까먹은 거구나. 아무 상관도 없는 남의 일에, 그냥 모른 척하면 그만일 일에 또 참견하고 간섭하면서 일을 벌이는구나.
불이 붙은 것처럼 가슴 속이 뜨거워진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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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초가 되어서도 ˝착한˝ 답문하는 모습

날이 저물 무렵이 되어서야 거의 기진맥진한 상태로 귀가한다. 입에서는 단내가 나고 발바닥에서부터 올라온 열이 몸을 타고 기어오른다. 대문 앞에 섰을 때 교수 부인이 누가 직접 재배한 사과를 주문했는데 나눠 가지지 않겠느냐고 전화를 걸어온다. 요즘엔 왜 새벽 기도에 나오지 않느냐고 채근하는 문자도 있다. 나는 그 모든 연락에 성의 있는 답변을 한 다음에야 가방을 뒤진다. 간신히 열쇠를 찾아 쥐었을 때 문이 열린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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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그 여자는 어쩌자고 이런 한심하고 어이없는 일을몇 십 년 동안 한 걸까.
그게 뭐든 언제나 받는 사람은 모르는 법이다. 그건 다만짐작이나 상상으로는 알 수가 없는 거니까. 자신이 받는 게무엇인지, 그걸 얻기 위해 누군가가 맞바꾼 것이 무엇인지, 그래서 그 돈이 어떤 빛깔을 띠고 무슨 냄새를 풍기며 얼마나무거워지는지 결코 알 수 없다. 그런 귀중한 걸 누군가에게줘야 한다면, 줄 수 있다면, 가족이 유일하다. 숨과 체온, 피와살을 나눠 준 내 자식 하나뿐이다.
젠은 왜 이런 허망한 일을 벌인 걸까.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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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공들이나 입을 법한 일체형 작업복을 입지 않았다면 훨씬 인상이 좋아 보일 것 같다. 그랬다면사윗감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생전 처음 보는 남자들을딸애 옆에 나란히 세워 보는 일. 주책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만둘 수가 없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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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은 사람이다.
평생을 그렇게 하려고 애써 왔다.
좋은 자식, 좋은 형제, 좋은 아내, 좋은 부모, 좋은 이웃. 그리고 오래전엔 좋은 선생님.
정말 힘들었겠구나.
나는 공감하는 사람
최선을 다했으면 됐다.
나는 응원하는 사람다 이해한다. 이해하고말고.
나는 헤아리는 사람.
아니 어쩌면 겁을 먹은 사람.
 아무 말도 들으려 하지 않는사람 뛰어들려고 하지 않는 사람. 깊이 빠지려 하지 않는 사람. 나는 입은 옷을, 내 몸을 더럽히지 않으려는 사람. 나는경계에 서 있는 사람. 듣기 좋은 말과 보기 좋은 표정을 하고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뒷걸음질 치는 사람 여전히 나는 좋은 사람이고 싶은 걸까. 그러나 지금 딸애에게 어떻게 좋은사람이 될 수 있을까.
며칠 동안 딸과 나 사이에는 캄캄한 침묵이 흐른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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