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의 얼굴에선 표정이라 할 만한 게 사라지고 없다. 단 며칠 만에 기운을 잃고 활기를 잃고그게 뭐든 조금씩 잃을 준비를 하는 것 같다.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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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닮은 구석

지난해 가을이라니. 세상에. 그래서 그걸 하느라 보증금을다 까먹은 거구나. 아무 상관도 없는 남의 일에, 그냥 모른 척하면 그만일 일에 또 참견하고 간섭하면서 일을 벌이는구나.
불이 붙은 것처럼 가슴 속이 뜨거워진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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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초가 되어서도 ˝착한˝ 답문하는 모습

날이 저물 무렵이 되어서야 거의 기진맥진한 상태로 귀가한다. 입에서는 단내가 나고 발바닥에서부터 올라온 열이 몸을 타고 기어오른다. 대문 앞에 섰을 때 교수 부인이 누가 직접 재배한 사과를 주문했는데 나눠 가지지 않겠느냐고 전화를 걸어온다. 요즘엔 왜 새벽 기도에 나오지 않느냐고 채근하는 문자도 있다. 나는 그 모든 연락에 성의 있는 답변을 한 다음에야 가방을 뒤진다. 간신히 열쇠를 찾아 쥐었을 때 문이 열린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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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그 여자는 어쩌자고 이런 한심하고 어이없는 일을몇 십 년 동안 한 걸까.
그게 뭐든 언제나 받는 사람은 모르는 법이다. 그건 다만짐작이나 상상으로는 알 수가 없는 거니까. 자신이 받는 게무엇인지, 그걸 얻기 위해 누군가가 맞바꾼 것이 무엇인지, 그래서 그 돈이 어떤 빛깔을 띠고 무슨 냄새를 풍기며 얼마나무거워지는지 결코 알 수 없다. 그런 귀중한 걸 누군가에게줘야 한다면, 줄 수 있다면, 가족이 유일하다. 숨과 체온, 피와살을 나눠 준 내 자식 하나뿐이다.
젠은 왜 이런 허망한 일을 벌인 걸까.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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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공들이나 입을 법한 일체형 작업복을 입지 않았다면 훨씬 인상이 좋아 보일 것 같다. 그랬다면사윗감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생전 처음 보는 남자들을딸애 옆에 나란히 세워 보는 일. 주책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만둘 수가 없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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