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자들

 이때, 긴장을 깨뜨린 것은 다시 뒤에서 터져나온 목소리였다.
-이보시오들! 저 요사스런 년의 주둥이에 더이상 높아나지 말고이 자리에서 당장에 때려죽입시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재청이 뒤를 이었다.
-그립시다! 때려죽입시다!
때려죽이지 말고 찢어 죽입시다!
찢어 죽이지 말고 벽돌로 쳐 죽입시다!
처 죽이지 말고 산 채로 묻어 죽입시다!
물어 죽이지 말고 가마에 넣어 태워 죽입시다!
태워 죽이지 말고 미루나무에 목매달아 죽입시다!
여기저기서 거침없이 죽이자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물론, 일꾼들을부추기고 충동질해서 그곳까지 끌고 온 자들의 목소리였다. 그들의 말앤 아무런 근거도 없었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그것은 그 어떤 백 마디말보다도 힘이 있었고 그 어떤 논리보다도 설득력이 있었으며 그 어떤선전문구보다도 자극적이었다. 그것은 구호의 법칙이었다. 재청에 뒤이어 봇물이 터지듯 여기저기서 온갖 종류의 구호들이 쏟아져나왔다.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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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을 읽지못해 밀어내는 엄마

금복은 분가루를 하얗게 뒤집어쓴 춘희의 불길한모습을 좀처럼 머릿속에서 지워낼 수가 없었다. 그날의 사건은 금복으로 하여금 춘희를 한 걸음 더 밀쳐내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이는춘희의 입장에선 더없이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었다. -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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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가 하는 행동에 의해 우리가 된다.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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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복은 생각이 깊은 여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감정에 충실한자신의 직관을 어리석을 만큼 턱없이 신뢰했다. 그녀는 고래의 이미에 사로잡혔고 커피에 탐닉했으며 스크린 속에 거침없이 빠져들고사랑에 모든 것을 바쳤다. 그녀에게 ‘적당히‘ 란 단어는 어울리지다. 사랑은 불길처럼 타올라야 사랑이었고 증오는 얼음장보다 더워야 비로소 증오였다.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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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희

불행하게도 그녀는 언어에 대한 생득적 능력이 없어 죽을 때까지 벙어리로 살았으며 주변에서 끝도 없이 쏟아지는 말들로 인해 많은 혼란을 겪어야 했다. 말할 것도 없이 그것은 세상으로부터의 고립과 단절을 의미했다. 그나마 그녀가 제법 말귀를 알아들을 수 있게 된 건 그 의미를 깨달아서가 아니라 말을 하는 사람의 표정과 몸짓. 목소리의 톤과 크기를 예민하게 감지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앞으로 펼쳐질 그녀의 인생이 예사롭지 않게 신산스러울 거라는 전조는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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