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자들

 이때, 긴장을 깨뜨린 것은 다시 뒤에서 터져나온 목소리였다.
-이보시오들! 저 요사스런 년의 주둥이에 더이상 높아나지 말고이 자리에서 당장에 때려죽입시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재청이 뒤를 이었다.
-그립시다! 때려죽입시다!
때려죽이지 말고 찢어 죽입시다!
찢어 죽이지 말고 벽돌로 쳐 죽입시다!
처 죽이지 말고 산 채로 묻어 죽입시다!
물어 죽이지 말고 가마에 넣어 태워 죽입시다!
태워 죽이지 말고 미루나무에 목매달아 죽입시다!
여기저기서 거침없이 죽이자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물론, 일꾼들을부추기고 충동질해서 그곳까지 끌고 온 자들의 목소리였다. 그들의 말앤 아무런 근거도 없었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그것은 그 어떤 백 마디말보다도 힘이 있었고 그 어떤 논리보다도 설득력이 있었으며 그 어떤선전문구보다도 자극적이었다. 그것은 구호의 법칙이었다. 재청에 뒤이어 봇물이 터지듯 여기저기서 온갖 종류의 구호들이 쏟아져나왔다.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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